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구글 AI 대격변 (리더십 교체, 제미나이 성능, 클라우드 역설)

themorethebetter 2026. 8. 11. 23:46

목차


    솔직히 저는 구글이 이렇게까지 한 주 만에 흔들릴 거라고 생각 못 했습니다. 8월 5일 하루에 제프 딘 퇴사와 데미스 허사비스 CEO 사임이 동시에 터지면서 알파벳 주가가 4% 넘게 빠졌고, 시가총액 260조 원이 하루 만에 증발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엔 세르게이 브린이 제미나이 지휘봉을 잡는다는 보도까지 나왔죠. 저는 이번처럼 리더십 공백과 모델 지연과 창업자 복귀가 한꺼번에 겹치는 상황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구글 AI 대격변 (리더십 교체, 제미나이 성능, 클라우드 역설)
    구글 AI 대격변 (리더십 교체, 제미나이 성능, 클라우드 역설)

     

    리더십 교체 

    제프 딘은 1999년 구글 직원이 20~30명이던 시절에 합류해 27년을 버틴 사람입니다. 구글 검색의 뼈대가 된 분산 처리 기술을 설계했고, 구글 브레인(Google Brain)을 공동 창업했으며, TPU(Tensor Processing Unit)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여기서 TPU란 구글이 AI 연산을 위해 자체 설계한 반도체 칩으로, 현재 구글 클라우드 수익의 핵심 인프라입니다. 제프 딘 혼자만 나간 게 아니었습니다. 20년 동료 산자이 게마와트, 제미나이 설계를 총괄했던 오리올 비냘스, 브레인 공동창업자 퀵 넷까지 네 명이 함께 나갔고, 이들은 머신러닝으로 과학적 발견을 자동화하겠다는 공익법인 '디스커버리 루프'를 설립했습니다.

    구글은 이들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대신 투자자로 참여했고, 최소 1년간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이 대목에서 묘하다고 느낀 건, 억대 연봉으로 붙잡을 수 없는 사람들을 '공익'이라는 명분에 뺏기고, 그 회사에 돈을 대는 구도였습니다. 뭔가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데미스 허사비스는 딥마인드(DeepMind) CEO에서는 물러났지만, 알파벳 최고 과학자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AGI란 특정 분야에 국한된 현재 AI와 달리, 인간처럼 범용적으로 사고하는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후임자 코레이 카브크오글루는 2010년 여름 구글 인턴으로 시작해 16년 만에 AI 총괄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직함이 '딥마인드 CEO'에서 '수석부사장'으로 바뀐 게 핵심입니다. 딥마인드가 별도 연구기관에서 순다르 피차이에게 직보 하는 사업부로 편제됐다는 뜻입니다.

    세르게이 브린의 복귀도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2년 ChatGPT가 나오자 구글 내부에 '코드레드' 비상이 걸렸고, 그때 직함도 없이 출근을 재개한 게 세르게이 브린이었습니다. 당시 "은퇴 상태에서 어쩌다 나왔다"고 했던 그가, 이번엔 "주 60시간은 일해야 한다"라고 할 만큼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 제프 딘 포함 핵심 연구자 4명 동시 퇴사, 공익법인 설립
    • 딥마인드, 독립 조직에서 알파벳 직속 사업부로 재편
    • 세르게이 브린, 제미나이 지휘권 사실상 인수 (FT 보도, 구글 공식 미확인)
    • 6월 22일에도 트랜스포머 논문 공저자 등 핵심 인재 유출, 주가 5% 하락 선례
    요약: 구글 AI의 산증인들이 한꺼번에 나가면서 조직이 재편됐고, 창업자 브린이 다시 지휘봉을 잡는 구도가 됐습니다.

     

    제미나이 성능 

    제미나이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커뮤니티에서 꽤 오래됐습니다.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 있어서 이게 단순한 체감 문제인지 찾아봤는데, 근거가 없지 않았습니다.

    구글이 줄곧 강조해온 게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context window)입니다. 컨텍스트 윈도우란 AI가 한 번의 대화에서 기억하고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의 최대 분량을 뜻합니다. 100만 토큰이면 책 여러 권 분량을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지난 6월 유료 구독자들이 직접 실험해 문서화한 결과, 소비자용 앱에서는 실제로 약 16,000 토큰 수준에서 대화 맥락이 잘리는 걸 확인했습니다. 반면 기업용 개발자 API에서는 100만 토큰이 그대로 작동했습니다.

    이 차이가 말해주는 건 하나입니다. 모델이 퇴화한 게 아니라, 9억 5천만 명 가까운 무료·유료 개인 사용자에게 100만 토큰을 전부 돌리는 비용이 감당이 안 되니, 개인용은 기억을 줄여놓은 것입니다. 구글이 운영 비용을 아끼기 위해 소비자 등급과 기업 등급 사이에 성능 차등을 뒀다는 해석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문제도 직접 경험한 사례가 있습니다. 할루시네이션이란 AI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신을 갖고 답하는 현상입니다. CES 2027 일정을 물어봤는데, 제미나이가 표까지 그려가며 실제로는 없는 일요일 미디어 데이를 일정에 끼워 넣었고, 왜 그랬냐고 물으니 "주최 측이 연휴 부담으로 일정을 하루 밀었다"는 이유까지 만들어냈습니다. CES 공식 페이지 링크를 붙여 주고 나서야 사과했는데, 그 사이에 스스로 검색이나 확인을 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ChatGPT에 물었을 때는 "알고 계신 정보가 잘못됐습니다"라고 먼저 바로잡았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반응이 달랐던 건 제가 직접 겪어봐서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프론티어 모델(frontier model) 공백도 사용자 체감에 영향을 줍니다. 프론티어 모델이란 현시점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구현한 최상위 AI 모델을 뜻합니다. 지난해 11월 제미나이 2.0 Pro 이후로 최상위급 모델 업데이트가 없는 상태에서, ChatGPT와 클로드(출처: Anthropic)는 계속 새 모델을 내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제미나이 3.5 Pro는 코딩 성능이 내부 기준에 못 미쳐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고, 오히려 차차기 모델인 제미나이 4 사전학습이 먼저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요약: 제미나이가 퇴화한 게 아니라, 비용 절감을 위해 개인 사용자에게는 컨텍스트 윈도우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클라우드 역설 

    핵심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와중에 구글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건 아이러니입니다. 2025년 2분기 매출은 1,198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고, 그 중심에는 구글 클라우드가 있었습니다. 248억 달러, 성장률 82%입니다.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수주 잔고도 5,140억 달러에 달합니다(출처: Alphabet 투자자 관계).

    그런데 같은 기간 영업 현금흐름이 391억 달러였는데 설비 투자가 449억 달러였습니다. 번 것보다 쓴 게 더 많아서, 2004년 상장 이후 22년 만에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로 전환됐습니다. FCF란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 투자를 뺀 수치로, 회사가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여유 자금을 의미합니다. 이게 마이너스라는 건 데이터 센터 확장에 그만큼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구글은 엔비디아 GPU 대신 자체 TPU만 쓰겠다는 내부 원칙을 세워놨습니다. 그런데 TPU 한 장이 생겼을 때 어디에 쓸지를 놓고 내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제미나이 학습에 쓸지, 검색·유튜브 같은 자사 서비스에 쓸지, 클라우드 고객사에 팔지. 클라우드가 82%씩 성장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쪽 발언권이 셀 수밖에 없습니다.

    더 황당한 건, 구글의 경쟁 모델을 만드는 Anthropic도 구글 TPU를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부 연구자 입장에서는 자기네 회사 반도체를 경쟁사에 먼저 내주는 꼴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컴퓨팅 자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연구자들이 "구글 안에 있어도 하고 싶은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 내부 자원 배분 갈등이 이번 인재 이탈의 진짜 구조적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약: 구글 클라우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 자원이 외부 고객에게 우선 배분되면서 내부 AI 연구자들이 컴퓨팅 부족을 호소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데미스 허사비스가 딥마인드를 떠난 건가요?

    A. 완전히 떠난 건 아닙니다. 딥마인드 CEO에서는 물러났지만 알파벳 최고 과학자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AGI 장기 연구에 집중하는 역할로 이동했습니다. AI 신약 회사 아이소모픽 랩스 CEO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제미나이가 요즘 왜 이상하게 느껴지는 건가요?

    A. 두 가지 이유가 겹쳐 있습니다. 첫째는 최상위 프론티어 모델 업데이트가 오래 멈춰 있는 동안 경쟁 모델들이 계속 새로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느낌이 드는 것이고, 둘째는 소비자용 앱에서 컨텍스트 윈도우를 16,000 토큰 수준으로 제한해 대화 맥락이 빨리 잘리는 현상입니다. 모델 자체가 퇴화한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Q. 세르게이 브린이 복귀한다는 게 구글에 긍정적인가요?

    A. 2022년 ChatGPT 등장 때도 같은 패턴이 있었습니다. 그때 브린이 복귀해 구글 브레인과 딥마인드를 합쳐 속도를 냈고 제미나이가 나왔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소환인 셈인데, 같은 방식이 통할지는 제미나이 4 출시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구글 클라우드 실적이 좋은데 왜 주가는 빠졌나요?

    A. 시장은 숫자만 보지 않습니다. 핵심 AI 인재가 연달아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제미나이 모델 출시까지 지연되고 있으니, 클라우드 호실적이 AI 경쟁력 약화를 상쇄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잉여현금흐름이 2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불안 심리에 일조했을 겁니다.

     

    결론

    구글은 지금 두 개의 서로 다른 회사처럼 보입니다. 클라우드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회사와, AI 연구 경쟁에서 속도를 잃어가는 회사가 같은 지붕 아래 있습니다. 핵심 인재들이 "돈보다 과학"을 택해 나간다는 건, 내부에서 연구 환경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세르게이 브린의 복귀가 한 번은 통했으니 이번에도 통할 수 있지만, 같은 처방이 두 번 연속으로 먹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제미나이를 쓸 때 중요한 정보를 물어봤다면 출처 링크를 함께 요청하고, 공식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처입니다. 제가 CES 일정 건에서 배운 교훈이기도 합니다. 구글이 제미나이 4로 판을 뒤집을 수 있을지, 저는 조금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참고: https://youtu.be/K-tBhnv9-bs?si=7WZY85JFRp8Vu2G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