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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 2026 현장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발표 하나하나보다 전체 흐름을 보면서, 구글이 지금 얼마나 절박하게 변화하려 하는지가 느껴졌거든요. 검색 엔진의 시대가 끝나고 'Ask 엔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걸, 마운틴뷰 현장에서 체감했습니다.

구글 본사 한복판의 공룡
구글 본사 캠퍼스 투어를 하던 날, 뜬금없이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복제품과 마주쳤습니다. 이름이 '스탠(Stan)'이라는 이 친구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완전한 티라노 화석의 레플리카입니다. 처음엔 그냥 인테리어인가 싶었는데, 직원에게 이유를 들은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한때 지구 최강의 포식자였던 티라노사우루스도 환경이 바뀌자 멸종했습니다. 구글은 그 사실을 매일 직원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이 공룡을 로비 한복판에 세워 뒀다는 겁니다. 예방 주사 같은 거라고요. 한 시대를 평정했던 기업이 자기 부정과 자기반성을 못 해서 사라지는 장면을 업계에서 너무 많이 봐왔는데, 구글은 그 경고를 건물 안에 물리적으로 박아놓은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구글 I/O 2026 전체 발표를 보면서 그 공룡의 의미가 더 또렷이 읽혔습니다. 챗GPT와 퍼플렉시티가 검색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구글은 '이번엔 우리가 먼저 탈바꿈하겠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발표의 개별 기능보다 그 전체 맥락이 더 강렬했습니다.
AI 검색, "Search is AI search"
이번 키노트에서 가장 임팩트 있던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Google Search is AI search." 선언적이고 짧았는데, 그 무게감이 상당했습니다. 제가 직접 현장에서 들었을 때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서치(Search)'에서 '에스크(Ask) 엔진'으로의 전환입니다. 서치란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링크 목록을 뿌려주는 방식입니다. 반면 에스크 엔진이란 질문에 직접 답변을 생성해주는 방식으로, 사용자가 링크를 타고 들어갈 필요 없이 플랫폼 안에서 콘텐츠와 정보를 한 번에 받는 구조입니다. 챗GPT나 퍼플렉시티가 먼저 구현해 온 방식인데, 이제 구글이 자신의 전체 생태계에 이걸 이식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특히 저를 놀라게 한 건 유튜브에 이 기능이 적용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영상 단위로만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자전거 보조바퀴 떼는 법"이라고 물으면 40분짜리 영상의 4분 53초 지점으로 바로 데려다줍니다. 제너레이티브 UI(Generative UI), 즉 검색 결과로 텍스트 링크 대신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 앱을 즉석에서 만들어 띄워주는 기능도 발표됐습니다. "블랙홀이 시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라고 물으면 조작 가능한 시뮬레이션이 검색창 안에 생성되는 방식입니다.
또한 검색 에이전트(Search Agent)라는 개념도 나왔습니다. 한정판 운동화를 검색하다가 없으면 그냥 닫고 끝나버리던 시절은 지나갔습니다. 앞으로는 "조던 260 사이즈 나오면 바로 알려줘"라고 시켜두면, 에이전트가 24시간 인터넷을 모니터링하다가 재고가 생기는 순간 알림을 보내줍니다. 이 변화가 롱폼 정보성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 꽤 의미 있게 보입니다.
- 서치 → 에스크 엔진: 링크 나열에서 직접 답변 생성으로 전환
- 유튜브 AI 검색: 영상 내 특정 타임스탬프를 바로 짚어주는 기능 도입
- 제너레이티브 UI: 검색 결과로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 앱을 즉석 생성
- 검색 에이전트: 원하는 조건을 설정하면 24시간 자동 탐색 후 알림
제미나이와 풀스택 전략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가 무대에 올라 "구글만이 풀스택(Full-Stack)을 가진 유일한 조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풀스택이란 하드웨어 칩 설계부터 데이터 센터 운영, 클라우드 인프라, AI 모델 개발, 그리고 사용자 서비스까지 전 계층을 자체 보유한 구조를 말합니다. 다른 AI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를 구매해 쓰는 반면, 구글은 자체 개발한 TPU(Tensor Processing Unit), 즉 AI 연산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 칩을 사용합니다. 이게 원가 구조를 근본적으로 다르게 만듭니다.
이번에 그게 숫자로 증명됐습니다. 제미나이 3.5 플래시(Gemini 3.5 Flash)는 몇 달 전까지 최상위 모델이었던 3.1 프로(Gemini 3.1 Pro)보다 성능이 높으면서, 출력 속도는 4배 빠르고 가격은 절반 이하입니다. 제 생각에 AI 모델은 보통 똑똑할수록 느리고 비싸다는 공식이 있었는데, 이번 케이스는 그 공식을 정면으로 깨고 있습니다.
요금제 개편도 눈에 띄었습니다. 기존에 20달러와 250달러 두 단계만 있던 구조에서, 250달러 플랜을 200달러로 내리고 100달러 중간 단계를 신설했습니다. 경쟁사인 오픈AI와 동일한 20·100·200달러 사다리를 구성한 겁니다. TPU 자체 생산이 아니었다면 50달러를 한 번에 깎기 어려웠을 결정입니다.
하사비스는 이번 발표에서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즉 사람 수준의 범용 인공지능이 2030년 전후, 늦어도 2035년 안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출처: Google DeepMind). 그렇게 되면 산업혁명의 100배 규모 임팩트가 온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발표 분위기상 허풍보다는 경고에 가까운 톤이었습니다. 제 경우엔 그 대목에서 오히려 소름이 더 돋았습니다.
구글 글래스 재도전
10년 전 한 번 실패했던 구글 글래스가 이번에 삼성과 협업해 다시 나왔습니다. 이번엔 제가 직접 체험 부스에서 써봤는데, 예상 밖으로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버전은 디스플레이 없이 오디오(카메라 + 음성)만 지원하는 형태입니다. 베타 버전으로는 우상단에 작은 디스플레이가 붙은 버전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써봤을 때 인상 깊었던 장면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바둑판 앞에서 "나 바둑 못 두는데 어디에 두면 좋아?"라고 물었더니, 카메라가 판을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다음 수를 한국어로 코치해 줬습니다. 둘째, 체험장에 앉아있던 교포분이 한국어로 말을 걸었더니, 디스플레이에 영어 번역이 실시간으로 떴습니다. 글로벌 참가자 전원에게 한국어 실시간 번역을 시연한 거였는데, 정확도가 제 생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메타 레이밴 글래스와의 차이도 느꼈습니다. 메타는 독립형 웨어러블, 즉 스마트폰과 분리된 자체 생태계를 목표로 하는 반면, 구글 글래스는 스마트폰과 구글 생태계의 확장 장치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에게도 "글래스 전용 앱을 따로 만들 필요 없다. 기존 앱을 만들면 우리가 글래스와 연동시켜 준다"라고 했다는 게 이 전략을 잘 보여줍니다. 구글 글래스를 끼고 "집 가는 길에 짜장면 배달 시켜줘"라고 말하면, 스마트폰이 알아서 배달 앱을 열고 처리한 뒤 음성으로 "배달 완료됐습니다"라고 알려주는 구조입니다(출처: Google Official Blog). 핸드폰을 꺼내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제미나이 스파크(Gemini Spark)라는 클라우드 기반 AI 에이전트 모드도 발표됐습니다. 이것은 노트북을 닫아도 구글 클라우드 위에서 24시간 혼자 돌아가는 에이전트입니다. 매달 카드 명세서가 오면 불필요한 구독을 찾아 자동 해지하거나, 학교 알림 메일에서 마감일만 뽑아 매일 아침 요약해주는 식입니다. 이미 구글 드라이브와 Gmail 등 구글 서비스 안에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입니다. 미국부터 순차 적용 예정이고 한국 도입 시기는 미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구글 AI 검색, 지금 당장 써볼 수 있나요?
A. 구글 검색에는 AI 개요 기능이 이미 일부 적용돼 있습니다. 다만 유튜브 타임스탬프 AI 검색이나 제너레이티브 UI, 검색 에이전트는 아직 미국 중심으로 순차 배포 중입니다. 한국 적용 시기는 별도 공지가 필요합니다.
Q. 제미나이 3.5 플래시가 3.5 프로보다 낫다는 게 사실인가요?
A. 구글 공식 발표 기준으로는 그렇습니다. 3.5 플래시는 출력 속도가 3.5 프로 대비 4배 빠르고 가격은 절반 이하이면서 주요 벤치마크 성능은 더 높게 나왔습니다. 자체 TPU 생산으로 원가를 낮춘 결과로 보입니다.
Q. 구글 글래스는 이번엔 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요?
A. 10년 전 실패는 독립 디바이스로 완결된 경험을 만들려다 무너진 케이스였습니다. 이번엔 전략 자체가 다릅니다. 이미 수십억 명이 쓰는 구글 생태계의 확장 인터페이스로 포지셔닝한 점, 실시간 통역 품질이 현장 체험 기준으로 실용적인 수준에 도달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디스플레이 버전의 완성도는 출시 후 더 지켜봐야 합니다.
Q. 제미나이 스파크, 개인 정보 보안은 괜찮은가요?
A. 구글은 기업 고객용(엔터프라이즈)과 개인용 모두 구글 클라우드 인프라 내에서 처리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이메일·파일·카드 명세서 등 민감 데이터를 에이전트가 접근한다는 점에서, 권한 설정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쓰는 게 맞습니다. 기능이 편리할수록 접근 범위를 직접 점검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결론
구글 본사에서 스탠을 보고, I/O 발표장에서 "Search is AI search"를 들은 이틀이 제게는 꽤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구글이 지금 하는 건 단순히 새 기능 추가가 아닙니다. 검색 엔진에서 에스크 엔진으로, 플랫폼에서 24시간 에이전트로, 화면 안에서 글래스 밖으로 확장하는 구조 전체를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AGI가 2035년 안에 가능하고, 2027년 I/O에는 실물 로봇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속도를 보면 예전처럼 가볍게 웃어넘기기가 어렵습니다. 제 경우엔 당장 유튜브 AI 검색 도입 시점을 주시하면서, 롱폼 정보성 콘텐츠 방향을 어떻게 조정할지 고민 중입니다. 구글 생태계 안에 이미 깊이 있는 분이라면, 제미나이 스파크가 한국에 들어오는 시점을 미리 체크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