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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피자 한 조각을 사먹으면서 그게 상장사 실적이랑 연결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뉴욕 40번가 근처에서 1.5달러짜리 조각 피자를 손에 들고, 같은 날 도미노 앱으로 7.99달러짜리 1인용 피자를 주문하면서 문득 의문이 생겼습니다. 주문은 늘었다는데 왜 기존 매장 매출은 제자리일까, 그리고 본사 이익은 왜 올랐을까. 그 날의 영수증 두 장이 생각보다 많은 걸 설명해줬습니다.

조각피자 1.5달러 vs 도미노 7.99달러
뉴욕에서 끼니를 때우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가 길거리 조각 피자 가게입니다. 큰 피자를 미리 구워놓고 한 조각씩 잘라서 파는 방식인데,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도전했습니다.
가게 앞 메뉴판을 보니 치즈 슬라이스 두 조각에 캔소다나 물을 더하면 4달러, 페페로니 두 조각에 음료까지 하면 5.99달러였습니다. 저는 페페로니를 선택했고, 콜라 하나 포함해서 8.96달러가 나왔습니다. 뭔가 살짝 당한 느낌도 들었지만 일단 받아 들었습니다.
도미노 쪽은 앱으로 캐리아웃(Carry-out)을 선택해 40번가 매장에서 픽업하는 방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캐리아웃이란 배달이 아닌 매장 직접 수령 방식으로, 배달비가 빠지니 조금 더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1인용 피자 두 개를 담았더니 상품가 16달러에 세금이 붙어 최종 17.40달러가 청구됐습니다. 준비 시간은 8분에서 18분 사이라고 앱에 안내가 나왔고, 실제로 그 안에 받았습니다.
제가 주문한 도미노 피자는 디트로이트 스타일이었습니다. 디트로이트 스타일이란 자동차 부품을 담던 직사각형 철제 팬에서 유래한 네모난 피자로, 가장자리까지 치즈를 두텁게 올려 끝부분이 바삭하게 구워지는 게 특징입니다. 뉴욕 스타일처럼 얇고 넓게 펴서 접어먹는 피자와는 결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 조각 피자(페페로니 2조각 + 콜라): 8.96달러, 이미 구워진 상태라 다소 식어 있음
- 도미노 1인용 피자(2개, 캐리아웃): 세금 포함 17.40달러, 주문 직후 제조라 따뜻하게 받음
- 맛 차이: 도미노 쪽이 치즈 풍미가 확연히 진하고 도우도 두께감이 있어 만족도가 높았음
먹어보고 나서 제가 느낀 건 단순했습니다. 치즈의 질이 달랐습니다. 조각 피자가 나쁜 게 아니라, 도미노 쪽 치즈에는 뭔가 더 진한 풍미가 있었고 도우도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웠습니다.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가 있다는 걸 먹어보고 실감했습니다.
동일매장매출이 0.1%인데 본사 이익은 늘었다
피자를 먹으면서 든 의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도미노는 미국에서 주문 건수가 늘었다고 했는데, 왜 기존 매장 매출은 거의 안 늘었다는 걸까요. 실적 공시를 찾아보니 2025년 2분기 미국 동일매장매출(Same-Store Sales) 증가율이 고작 0.1%였습니다. 동일매장매출이란 새로 문을 연 매장을 제외하고, 기존 운영 중인 매장들이 전년 대비 얼마나 더 팔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프랜차이즈 체인의 실질적인 영업 체력을 보는 핵심 수치로 자주 인용됩니다(출처: Domino's Investor Relations).
주문 건수는 배달과 포장 모두 늘었다고 회사는 밝혔습니다. 그런데 왜 매출은 제자리였을까요.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손님이 주문 한 번에 쓰는 평균 주문 금액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공시에서도 "주문 건수 증가 효과를 평균 주문 금액 하락이 상쇄했다"고 직접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저처럼 1인용 피자 한두 개만 주문하는 손님이 늘면, 매장은 더 바빠지는데 한 건당 들어오는 돈은 줄어듭니다. 간단히 계산해보면 이렇습니다. 전년에 하루 주문 100건에 건당 평균 20달러이면 매출 2,000달러입니다. 올해 주문이 110건으로 늘어도 건당 평균이 18달러로 떨어지면 매출은 1,980달러가 됩니다. 주문은 더 많이 들어왔는데 돈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실제 도미노 수치가 아닌 개념 설명용 예시이지만, 이 구조가 실적 공시의 설명과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도미노 본사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3%, 영업 이익은 3.1% 증가했습니다. 기존 매장이 거의 제자리인데 본사 이익은 올랐다면, 돈이 어디서 들어왔는지 따져봐야 했습니다.
공급망 사업이 본사 매출의 61%를 차지
제가 낸 피자값이 상장사 도미노 본사의 매출로 그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전 세계 도미노 매장의 약 96%는 독립 가맹점주가 운영합니다. 손님이 가맹점에서 피자를 사면 그 매출은 가맹점의 것이 됩니다. 본사는 그 매출에 따라 로열티(Royalty), 즉 브랜드 사용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본사 수입에서 로열티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공급망 사업(Supply Chain)입니다. 공급망 사업이란 미국과 캐나다 등 지역 가맹점에 밀가루, 치즈, 소스 같은 식재료와 피자 박스 등 포장재를 직접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피자 한 판을 팔기 위해 매장에서 필요한 재료를 본사가 조달해주고, 그 공급 과정에서 별도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출처: SEC EDGAR, Domino's Pizza Inc. 공시).
2025년 2분기 기준 도미노 공급망 사업 매출은 약 7억 3,170만 달러였습니다. 본사 전체 매출의 약 6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 공급망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습니다. 회사는 주문량 증가와 식재료 공급 단가 상승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왜 동일매장매출이 0.1%인데 본사 이익이 올랐는지 설명이 됩니다. 가맹점이 더 많은 피자를 만들수록 본사에서 더 많은 재료를 가맹점에 팔게 됩니다. 주문 건수가 늘면 가맹점은 바빠지고, 그 바쁨이 본사 공급망 매출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저는 영수증에 찍힌 금액만 봤지만, 같은 피자 한 판을 두고 가맹점 사장은 비용 제하고 남는 마진을, 본사 주주는 로열티와 재료 공급 수익을 각자의 시선으로 쫓고 있었던 겁니다.
물론 이 구조가 무조건 좋은 신호는 아닙니다. 가맹점이 재료를 많이 쓰는데 정작 남는 게 없다면, 장기적으로 가맹점주가 장사를 접거나 신규 매장 출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본사의 공급망 매출도 함께 꺾입니다. 본사와 가맹점은 결국 같은 방향을 봐야 하는 구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뉴욕 조각 피자 가격이 1달러인데 요즘도 그 가격인가요?
A. 제가 직접 사봤을 때는 1.5달러였고, 페페로니 두 조각에 콜라를 더하면 5.99달러, 실제 지불은 8.96달러가 나왔습니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올랐고, 가게마다 다를 수 있으니 현장에서 메뉴판을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오래된 '1달러 피자' 이미지는 이제 옛날이야기에 가깝습니다.
Q. 도미노 동일매장매출이 0.1%밖에 안 늘었다면 실적이 나쁜 건가요?
A. 동일매장매출만 보면 거의 정체처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본사 전체 매출은 4.3%, 영업 이익은 3.1% 증가했습니다. 공급망 사업 매출이 6.5% 늘었기 때문입니다. 동일매장매출 한 숫자만 보고 실적 전체를 판단하면 놓치는 맥락이 생깁니다.
Q. 디트로이트 스타일 피자가 뉴욕 스타일이랑 뭐가 다른가요?
A. 직접 먹어보니 한눈에 차이가 났습니다. 뉴욕 스타일은 도우가 얇고 넓어서 반으로 접어 들고 먹는 방식이고, 디트로이트 스타일은 직사각형 팬에서 구운 두툼한 도우에 가장자리까지 치즈를 덮어 끝부분이 바삭하게 구워집니다. 자동차 부품 팬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실제 모양에서 그대로 느껴집니다.
Q. 도미노 캐리아웃(Carry-out)으로 주문하면 얼마나 저렴한가요?
A. 제가 앱으로 주문해보니 배달비가 빠지는 만큼 체감 가격 차이가 있었습니다. 1인용 피자 7.99달러짜리 두 개를 캐리아웃으로 주문하니 세금 포함 17.40달러가 나왔습니다. 매장까지 직접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뉴욕처럼 도보 이동이 익숙한 도시에서는 실용적인 선택입니다.
결론
그날 손에 들고 먹은 피자 두 판이 생각보다 많은 걸 설명해줬습니다. 제가 낸 돈과 먹은 양만 놓고 보면 도미노 피자가 확실히 나았습니다. 치즈 품질도, 온도도, 포만감도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 영수증이 상장사 도미노의 재무제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따라가보니, 소비자로서 보는 숫자와 투자자로서 봐야 하는 숫자가 다르다는 게 실감 났습니다.
주문 건수가 늘고 본사 이익이 증가한 점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가맹점의 평균 주문 금액이 줄고 있는 흐름은 장기적으로 가맹점 수익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