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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하루 (죽스 면허, AWS 실적, 자율주행)

themorethebetter 2026. 7. 31. 17:46

목차


    솔직히 저는 아마존을 그냥 쇼핑몰 회사로만 봤던 때가 있었습니다. AWS가 얼마나 큰지, 자율주행 자회사까지 갖고 있다는 걸 제대로 들여다본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루, 아마존은 로보택시 미국 최초 면허 취득과 분기 실적 발표를 동시에 해냈습니다. 연준 금리 동결에 다우가 1,100포인트 빠졌다 하루 만에 반등하는 장세 한복판에서, 이 회사만큼은 꽤 단단한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아마존의 하루 (죽스 면허, AWS 실적, 자율주행)
    아마존의 하루 (죽스 면허, AWS 실적, 자율주행)

     

    죽스 면허, 왜 이게 처음인가

    제가 죽스(Zoox)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아마존이 택시도 해?'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회사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부터 유료 로보택시 영업 승인을 받으면서 제 인식이 좀 달라졌습니다.

    여기서 NHTSA란 미국 연방 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자동차 안전 기준을 제정하고 결함 차량 리콜을 관할하는 곳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기관이 핸들도, 브레이크 페달도, 백미러도 없는 차량이 돈을 받고 손님을 태우는 것을 승인한 건 미국 역사상 처음입니다.

    죽스 차량의 생김새 자체가 기존 로보택시와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 언론들이 '바퀴 달린 토스터'라고 부를 정도인데, 운전석이 아예 없고 네 명이 마주 보고 앉는 객차형 구조입니다. 앞뒤 구분이 없어서 유턴 없이 양방향으로 달리고 최고 시속 120km까지 납니다. 웨이모가 재규어를, 테슬라가 모델 Y를 개조해 쓰는 것과 달리 죽스는 처음부터 운전자 없는 차로 설계해 자체 공장에서 직접 생산합니다.

    이 회사 이력이 사실 꽤 굴곡집니다. 2014년 호주 출신 디자이너와 스탠퍼드 출신 엔지니어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고, 처음부터 완전 자율주행 전용 차량을 새로 설계한다는 접근이 당시엔 무모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개조 방식이 훨씬 빠르고 저렴하기 때문이었죠. 실제로 2018년 창업자 CEO가 이사회에서 해임됐고, 매달 3,000만 달러 넘게 태우다가 2020년 자금이 바닥났습니다. 그때 아마존이 약 12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당시 몸값 32억 달러의 3분의 1 토막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무모하다고 불리던 그 접근이 미국 최초의 상업 면허로 돌아왔습니다. 죽스는 2022년 안전 인증을 마친 뒤 연구 시연용 예외 승인 상태로 4년을 기다렸고,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무료 승객 50만 명을 넘기면서 오늘 상업 면허까지 왔습니다. 다음 달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요금을 받을 예정입니다.

    승인 조건을 보면 규제 당국의 계산이 보입니다. 2년간 최대 5,000대(연간 2,500대)의 한시 승인이고, 차량을 일반에 판매하는 건 금지입니다. 사고나 부적절한 정차 시 당국에 보고해야 하고, 원격 운전자는 전원 미국 내에 있어야 하며 운영 구역을 지도로 공개해야 합니다. 모리슨 NHTSA 청장은 "죽스 시스템이 기준 충족 차량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라고 밝히면서도, 중대한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승인을 회수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출처: NHTSA 공식 사이트).

    흥미로운 건 타임라인입니다. 7월 8일 모리슨 청장이 로봇 택시 업계에 공개 경고장을 보냈고, 죽스 차량 한 대가 화재 현장 짙은 연기 속에서 길을 잡지 못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회사는 공공도로 운행 차량 105대 전량을 리콜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3주 뒤에 같은 청장이 줄스에게 미국 최초의 면허를 내줬습니다. 경고, 리콜, 면허가 한 달 안에 다 일어난 겁니다. 제 눈에는 규제가 산업을 막는 게 아니라 조건을 걸고 문을 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 핸들·페달·백미러 없는 차의 유료 영업 — 미국 최초
    • 2년간 최대 5,000대 한시 승인, 원격 운전자 전원 미국 내 위치 조건
    • 경고(7월 8일) → 리콜(105대) → 면허 취득 — 한 달 안에 완결
    • 다음 달부터 라스베이거스 유료 서비스 시작 예정
    요약: 죽스가 미국 최초로 핸들 없는 차의 유료 로보택시 면허를 땄고, 규제 당국은 조건부 승인으로 산업의 문을 열었습니다.

     

    AWS 실적, 계획과 계약서의 차이

    제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한 부분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 뒤에 있는 구조였습니다. 아마존 2분기 실적이 나왔는데, 매출 1,978억 달러로 예상치 1,964억 달러를 웃돌았고 전년 대비 18% 성장입니다. 주당 순이익(EPS)은 2.03달러로 예상치 1.81달러를 크게 넘겼습니다. 여기서 EPS란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주당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핵심 지표입니다.

    핵심은 클라우드 사업부 AWS(Amazon Web Services)입니다. AWS란 아마존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서버·저장공간·AI 연산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기업에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이번 분기 AWS 매출은 422억 달러로 예상치 406억 달러를 넘겼고, 성장률은 37%입니다. 다섯 분기 연속 가속 성장이고 2021년 4분기 이후 최고 속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가 43%였으니 그보다는 낮지만, 시장이 요구하던 커트라인 31%는 크게 넘겼습니다.

    이번 분기에만 설비투자(CAPEX)를 530억 달러 집행했습니다. CAPEX란 미래 수익을 위해 공장·서버·인프라 같은 자산에 투입하는 자본 지출을 말합니다. 올해 연간 설비투자는 당초 계획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습니다. 키뱅크(KeyBanc)는 이 숫자가 2027년 3,310억 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데, 월가 컨센서스보다 약 1,000억 달러 높은 전망입니다.

    근거가 있습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AI 회사들이 AWS에 장기 용량 계약을 묶어뒀기 때문입니다. 특히 앤트로픽과는 10년간 5GW 규모의 계약이 체결돼 있습니다. 지난주 AMD-앤트로픽 계약이 2GW였으니 그 두 배 반 규모입니다. 제시 CEO는 "AI 수요가 공급을 계속 앞서고 있고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출처: Amazon IR 공식 사이트).

    이번 시즌 알파벳도 메타도 '돈을 더 쓰겠다'는 말에 주가가 빠졌는데, 아마존은 지출 확대를 말하고도 시간 외에서 급등했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차이는 대개 숫자 뒤에 있는 이야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분명했습니다. '쓰겠다는 계획'이 있는 회사와 '받을 돈의 계약서'가 있는 회사를 시장이 다르게 본 겁니다.

    다만 아마존의 잉여현금흐름(FCF)은 크게 줄었고, 장기 부채는 1년 만에 123% 늘어 1,190억 달러가 됐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영업활동으로 번 돈에서 설비투자를 뺀 값으로, 회사가 실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을 의미합니다. 벌어서 남기던 회사가 빌려서 쓰는 회사로 바뀌는 흐름은 지난주 알파벳에서도 봤던 구조입니다. 아마존도 그 흐름 안에 있습니다.

    요약: AWS가 37% 성장으로 예상을 뛰어넘었고, 오픈AI·앤트로픽의 장기 계약이 시장의 신뢰를 받는 핵심 근거가 됐습니다.

     

    자율주행 이후 전망, 긴장하는 회사들

    죽스 면허가 왜 돈 얘기인지, 저는 처음엔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구조를 들여다보니 꽤 단순했습니다. 차량 호출 요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운전자 인건비입니다. 로보택시는 그게 없습니다. 차값과 리콜 비용을 상환하고 나면 요금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뉴스에 가장 긴장하는 회사가 우버입니다. 2주 전 우버가 딜리버리 히어로를 약 22조 원에 인수한 배경에 로보택시 신규 진입자들이 본진을 위협하기 전에 고객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어 논리가 있다고 봤는데, 오늘 죽스 면허로 그 위협이 '언젠가'가 아닌 '다음 달 라스베이거스부터'로 앞당겨졌습니다.

    웨이모는 이번 면허가 필요 없었습니다. 핸들과 페달이 달린 기존 차량을 개조하기 때문입니다. 재규어에 이어 곧 현대차가 웨이모에 차량을 공급합니다. 미국 로보택시 경쟁에 한국 이름이 올라가 있는 셈입니다. 반면 이 면허가 반드시 필요한 건 핸들 없는 차를 만드는 회사들입니다. 테슬라가 핸들 없는 사이버캡을 이미 생산 중이지만, 규제 승인을 어떻게 받을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아마존에는 또 하나의 숨은 카드가 있습니다. 자체 AI 칩입니다. 그레비톤(Graviton)과 트레이니엄(Trainium) 같은 자체 설계 칩 사업이 연매출 환산 200억 달러를 넘어섰고, 베이조스는 이 사업을 마켓플레이스·프라임·AWS에 이은 네 번째 기둥이라고 불렀습니다. 엔비디아 칩을 사다 쓰는 게 아니라 자기 칩으로 대체해 가는 전략입니다. 제 생각에 이런 수직계열화 전략이 단기엔 비용이지만 장기엔 가장 강력한 해자가 됩니다. 트레이니엄 신형은 출하 시작과 동시에 사실상 완판 상태라고 회사는 밝히고 있습니다.

    NHTSA는 같은 날 트럼프 행정부 임기 안에 사상 첫 연방 자율주행 안전 기준을 만들고, 브레이크 페달과 백미러 의무 같은 인간 운전자 전제 규정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건 제가 보기에 죽스 면허보다 더 큰 그림입니다. 규제 체계 자체가 자율주행 시대에 맞게 판이 짜이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업계 전체에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요약: 죽스 면허는 우버를 위협하고, 아마존의 자체 칩 전략은 엔비디아 의존 없이 AI 인프라를 내재화하는 장기 포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죽스 로보택시 면허가 왜 미국 최초인가요?

    A. 핸들, 브레이크 페달, 백미러가 모두 없는 차량이 돈을 받고 승객을 태우는 걸 미국 정부가 승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웨이모나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기존 차량을 개조한 것이라 이 면허가 필요 없었습니다. 죽스처럼 처음부터 운전자 없는 구조로 설계·생산한 차량의 유료 영업은 법적 전례 자체가 없었습니다.

     

    Q. 아마존 AWS 성장률 37%가 좋은 건가요?

    A. 시장이 요구하던 커트라인이 31%였는데 37%로 크게 넘겼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43%보다는 낮지만, 다섯 분기 연속 성장 가속이 이어지고 있고 2021년 4분기 이후 최고 속도입니다. 오픈AI·앤트로픽의 장기 계약이 수요 기반으로 확인된 만큼 시장은 이 숫자를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Q. 우버는 죽스 면허로 실제로 타격을 받나요?

    A. 당장 내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죽스가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면 그 지역에서는 직접 경쟁이 생깁니다. 다만 초기 승인 규모가 연 2,500대로 제한돼 있어 단기 충격은 제한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운전자 인건비가 없는 로보택시가 요금 구조를 바꿀 가능성이 있고, 우버가 딜리버리 히어로를 22조 원에 인수한 것도 이 위협에 대한 선제적 방어로 보입니다.

     

    Q. 아마존이 만드는 자체 AI 칩, 엔비디아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A. 직접 성능 비교보다는 전략적 포지션이 다릅니다. 그레비톤과 트레이니엄은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적화된 자체 설계 칩으로, 외부에 팔기보다 AWS 내부 비용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베이조스가 이를 '네 번째 사업 기둥'이라고 부를 만큼 전략적 비중이 높고, 신형 트레이니엄은 출하 즉시 완판 상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론

    오늘 아마존은 10년을 매달린 로보택시가 4년의 심사 끝에 미국 최초의 면허를 땄고, 분기 실적은 전 항목에서 예상을 넘겼습니다. 저는 이 두 사건이 따로 놓인 게 아니라고 봅니다. 280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 자체 AI 칩, 죽스 로보택시 — 전부 '나중에 보여드리겠다'가 아니라 '지금 여기 있습니다'로 넘어가고 있는 흐름입니다.

    물론 잉여현금흐름이 줄고 장기 부채가 1년에 123% 늘었다는 건 무시할 숫자가 아닙니다. 빌려서 쓰는 구조가 언제까지 통할지는 제가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오픈AI와 앤트로픽이 AWS에 각각 최소 1,000억 달러씩 쓰기로 약정한 계약이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수요 측면의 불확실성은 다른 빅테크보다 낮다고 봅니다. 로보택시 경쟁과 자체 칩 내재화까지 함께 보면서 판단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youtu.be/gYsV3zlucWg?si=YV15KDFtv9Cqw0j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