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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물량은 전체 유통량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묶여 있습니다. 이 사실을 숫자로 확인했을 때 솔직히 좀 멍했습니다. 공급이 이 정도로 잠겨 있는데 현재 가격이 말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시장이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인지 — 두 가지 중 하나라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이더리움이 저평가된 구조적 이유
이더리움 가격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비탈릭이 욕을 먹으면서까지 밀어붙인 덩쿤(Dencun) 업데이트, 수수료 인하 이후 소각량 감소 — 이 모든 게 악재처럼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직접 이더리움 관련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며 느낀 것도 그 혼란이었습니다. 뭔가 계속 바뀌는데 왜 바뀌는지 맥락을 모르니까, 변화 자체가 불안으로 읽히는 거죠.
그런데 시각을 조금 다르게 잡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스키를 처음 배울 때를 떠올려보면, 어느 정도 중급까지는 대충 감으로 내려올 수 있지만 선수 수준으로 가려면 처음 배운 자세를 다 뒤집어엎고 기초부터 다시 쌓아야 합니다. 이더리움이 지난 2년간 해온 게 바로 그겁니다. 기관이 요구하는 수준의 보안, 낮은 수수료, 레이어2(L2) 생태계 정비 — 이건 스타트업 시절의 이더리움이 아니라 기관 자금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로의 체질 개선이었습니다.
레이어2(L2)란 이더리움 메인 블록체인 위에 얹히는 보조 네트워크로, 쉽게 말해 고속도로 옆에 빠른 차선을 하나 더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가 EVM(이더리움 가상 머신, 이더리움 기반 앱이 실행되는 공통 환경) 기준 L2를 당연하게 쓰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수수료가 내려가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못했을 생태계입니다. 제 생각에 이런 인프라 변화는 시장이 인지하기까지 항상 시간이 걸립니다.
- 전체 유통량의 약 1/3이 스테이킹(PoS 전환 이후 장기 잠금)으로 묶여 있어 실질 유통 공급이 제한적
- 현물 ETF 순유입이 순유출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비트마인 등 기관 수요도 지속 중
- M2(광의통화, 시중에 풀린 돈의 총량) 확대 국면에서 현재 이더리움 가격은 수요·공급 논리로 설명이 되지 않는 수준
디파이가 다음 사이클의 핵심인 이유
많은 분들이 클레리티 액트(Clarity Act)를 '증권이냐 상품이냐'의 싸움 정도로 이해하시는데, 실제로 가장 뜨거운 쟁점은 디파이(DeFi)입니다. 클레리티 액트란 디지털 자산의 법적 지위와 거래 규칙을 명문화하는 미국 의회 법안으로, 쉽게 말해 코인 시장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교통법규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출처: 미국 의회 공식 사이트).
핵심은 이자입니다. 1조 원을 달러로 들고 있으면 연 이자가 수백억 원이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동일 금액을 보유해도 이자를 줄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기관 입장에서 '이자 없어도 괜찮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수익을 어떻게 구조화할지가 명확해지면, 그 운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디파이 인프라가 필요해집니다.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란 블록체인 위에서 은행·증권사 없이 대출, 예치, 거래가 이뤄지는 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을 말합니다. 현재 디파이 전체 시장에서 이더리움 생태계가 차지하는 마켓셰어는 50~60% 이상입니다(출처: DeFi Llama). 클레리티 액트 통과 시 가장 직접적인 수혜가 이더리움 생태계로 향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제가 한 가지 더 흥미롭게 본 것은 생태계 자정 작용입니다. 비탈릭이 "가격은 내 역할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지 1~2주 만에 이더리움 랩스, 이더리움 인스티튜션 같은 곳들이 실질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더리움이 단순한 단일 주체의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아베(Aave), 체인링크(Chainlink), 리도(Lido),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 같은 디파이 대장주들이 각자의 역할로 이미 매출을 쌓아가고 있고, 이게 어느 시점에 시장에 한꺼번에 인지될 때 가격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알트불장이 오면 포지션은 어디에
저는 지금을 알트불장이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고, 비트코인이 먼저 더 올라야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흘러들어오는 패턴이 반복돼 왔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 시차를 무시하고 알트에 먼저 들어갔다가 물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진짜 알트불장이 왔을 때 판도는 이전과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물 ETF가 승인된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잡코인 사이의 상승률 격차가 훨씬 명확하게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더리움, 솔라나(Solana) 같은 플랫폼 코인과 RWA(Real World Assets,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 토큰화한 것 — 쉽게 말해 부동산이나 채권 같은 실물 자산을 코인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것) 섹터가 묶인 디파이 대장주들을 중심으로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더리움, 솔라나, XRP를 비교하면 접근 방식이 꽤 다릅니다. 이더리움은 생태계가 가장 크지만 직접 개발 리소스가 상당히 필요하고, XRP(리플)는 이미 기업용 솔루션을 다 갖춰놔서 그냥 쓰기만 하면 되는 구조입니다. 솔라나는 그 중간 어딘가로, 중앙화된 조직 덕분에 기업들이 협업하기 가장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블록체인 관련 행사에서 만난 기업 담당자들도 솔라나 재단 쪽은 창구가 명확하다고 얘기하더군요.
알트코인을 들고 계신 분들이라면, 시장이 조금 살아날 때 디파이 섹터 대장주들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90% 손실 난 상태에서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압니다 — 하지만 회복 가능성이 있는 자산으로의 이동은 빠를수록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더리움이 저평가라는 근거가 뭔가요?
A. 전체 유통량의 약 1/3이 스테이킹으로 묶여 있어 실질 공급이 제한적인 반면, 현물 ETF 순유입과 기관 매수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M2가 확장된 환경에서 수요·공급 논리로는 현재 가격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 저평가 판단의 핵심 근거입니다. 이더리움이 우리가 모르는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결국 가격이 펀더멘털을 따라가거나 — 둘 중 하나입니다.
Q. 클레리티 액트가 이더리움에 왜 중요한가요?
A. 클레리티 액트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디파이, 즉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수익 구조화 문제입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보유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디파이 인프라가 필수가 되고, 디파이 시장의 50~60% 이상을 차지하는 이더리움 생태계가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습니다.
Q. 지금 알트코인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손실 폭이 크더라도 시장이 조금 살아나는 시점을 포착해서 디파이 섹터 대장주들로 갈아타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알트불장이 와도 ETF 승인 자산과 상승률 격차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회복 가능성이 있는 자산으로의 이동이 중요합니다.
Q. 솔라나와 이더리움 중 어디가 더 유리한가요?
A. 용도와 접근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이더리움은 생태계가 가장 크고 디파이 수혜가 직접적이지만 개발 리소스가 필요하고, 솔라나는 중앙화된 조직 덕분에 기업 협업 속도가 빠르고 유스케이스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장기 디파이 수혜 관점에서는 이더리움, 기업 채택 속도 관점에서는 솔라나도 무시할 수 없는 포지션입니다.
결론
정리하면, 이더리움은 지금 가장 안 좋은 상황들을 대부분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체질 개선은 끝났고, 규제 명확화가 진행 중이며, 공급은 잠겨 있고, 기관 수요는 꾸준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동안 욕을 먹다가 어느 날 갑자기 폭등했던 것처럼, 테크 기반 자산의 가격 반영은 슬금슬금이 아니라 어느 한 순간에 확 옵니다.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것보다 펀더멘털이 실현되는 시점이 멀지 않다는 판단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확신이 없으시다면 복잡한 타이밍 싸움보다 디파이 섹터 대장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조금 잊고 지내는 것이, 제 경험상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