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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그렇게 좋았는데, 왜 지금은 돌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을까요? 엔저(円安)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일본에서 번 돈을 한국으로 송금하면 가치가 뚝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자 규제 강화, 외국인을 향한 달라진 시선까지 겹치면서 재일 한국인들 사이에서 "굳이 여기서 버텨야 하나"라는 말이 실제로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이 흐름을 접하고 꽤 오래 생각에 잠겼습니다.

엔저와 물가 상승의 이중고
혹시 이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일본에서 일하면 선진국 월급이니까 낫지 않을까?" 저는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엔저(円安)란 일본 엔화의 가치가 다른 나라 통화 대비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일본에서 30만 엔을 벌어도 원화로 환산하면 예전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한때 1엔이 10원에 가까웠던 시절과 비교하면, 같은 금액을 받아도 한국으로 부치는 순간 가치가 확연히 줄어듭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30년' 동안 임금이 사실상 동결 수준이었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이란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진 기간을 일컫는 표현으로, 이 시기 동안 소비자 물가와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물가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임금은 제자리인데 생활비만 치솟는 구조입니다.
반면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이 꾸준히 인상됐고, 환율 측면에서도 엔화 대비 원화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일본에서 10년 가까이 살다가 작년에 귀국한 분이 계신데, "솔직히 지금 서울에서 버는 게 도쿄 시절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다"라고 하더군요. 그 말이 꽤 충격이었습니다. 출처: 일본은행(Bank of Japan)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엔저 현상으로 일본 내 임금의 실질 구매력 감소
- 잃어버린 30년 동안 동결됐던 물가가 최근 급반등
- 한국은 최저임금 인상 + 환율 유리 → 실질 소득 역전 현상 발생
- 일본 송금액의 원화 환산 가치 하락으로 귀국을 선택하는 사례 증가
비자 규제, 재팬 퍼스트
예를 들어, 신오쿠보에서 호떡 하나 구워 파는 영세 사업자는 이제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일본에서 외국인이 자영업을 하려면 경영관리비자(経営管理ビザ)가 필요합니다. 이 비자는 사업자가 일본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체류 자격입니다. 예전에는 500만 엔 정도의 잔고 증명만 제출하면 발급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준이 3,000만 엔으로 대폭 상향됐습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억 원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형식적인 잔고 증명도 안 된다는 점입니다. 자금의 출처와 흐름을 추적해서 실제로 본인 명의의 자금임을 입증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지인에게 잠시 빌려서 잔고를 채우고 검사 후 돌려주는 편법이 통했었는데, 이제 그런 방식은 완전히 막혔습니다. 거기에 더해 사업주 본인이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면 일본인 직원을 최소 1명 이상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도 의무화됐습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고 나서 기존 신청자의 약 95%가 재신청을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과장이 아닐까 싶었는데, 상황을 따져보면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호떡 한 개 팔자고 3억을 통장에 묶어두고 직원까지 고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니까요.
재팬 퍼스트(Japan First)라는 개념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벤치마킹한 일본 우선주의 기조로, 다카이치 총리 체제 이후 정책 전반에 걸쳐 외국인에 대한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출처: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入管庁)에서도 경영관리비자 관련 요건 강화 내용을 공식 안내하고 있습니다.
도요타 캠리도 단종
한때 "도요타 캠리"는 성공한 사람의 상징 같은 차였습니다. 그 캠리가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 단순히 자동차 한 모델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서 좀 더 들여다봤습니다.
일본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는 전동화(EV 전환) 대응 실패입니다. 전동화란 내연기관 엔진 중심의 자동차를 배터리 기반 전기차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을 말합니다. 현재 도요타의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약 2% 수준에 불과하고, 혼다는 그보다도 낮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과도기적 선택지입니다. 5년 안에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성숙해지면 하이브리드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으로의 전환 지연입니다. SDV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성능과 기능을 결정하는 구조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자동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테슬라와 현대·기아가 이 분야에서 발 빠르게 치고 나가는 동안, 일본은 아직 내연기관 엔진의 압도적 기술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제 생각에 이건 단순히 기술 격차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본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과장부터 부장, 임원까지 모두 도장을 찍어야 최종 결정이 나는 버텀업(Bottom-up) 방식은 안정적인 시장에서는 강점이지만, 빠른 변화에는 치명적으로 느립니다. 실패하더라도 빠르게 방향을 틀면서 밀어붙이는 한국식 대응과는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캠리 단종의 배경에는 일본 내수 시장의 변화도 있습니다. 세단이 아저씨들의 차, 즉 과거 성공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지면서 젊은 세대는 경차나 미니밴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본이 사실상 미니밴 공화국으로 바뀌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실제로 많은가요?
A. 공식 통계로 대규모 귀국 러시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엔저와 물가 상승이 겹친 이후 귀국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나 중장기 거주자들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Q. 일본 경영관리비자 3,000만 엔 조건, 정말 그렇게 바뀐 건가요?
A. 네, 기존 500만 엔에서 3,000만 엔으로 기준이 상향됐고, 일본인 직원 고용 의무도 추가됐습니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入管庁)에서 관련 요건 강화 내용을 공식 공지하고 있으며, 시행 이후 신규 신청 포기율이 대폭 높아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소규모 한인 자영업자들에게는 사실상 폐업 수준의 충격입니다.
Q. 일본에서 차를 안 사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뭔가요?
A. 차고지 증명 의무, 도쿄 기준 월 3만~5만 엔에 달하는 주차비, 그리고 2~3년마다 돌아오는 차검(자동차 정기검사) 비용이 주요 원인입니다. 차검 한 번에 약 10만 엔, 우리 돈으로 100만 원 가까이 드는 구조에 대중교통까지 촘촘하게 잘 갖춰져 있다 보니, 굳이 차를 소유할 이유를 못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Q. 일본 자동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진 게 얼마나 심각한가요?
A. 도요타의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이 약 2% 수준에 불과하고, 혼다는 그보다 더 낮습니다. 테슬라와 현대·기아, 그리고 중국 BYD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략이 얼마나 더 버텨줄지가 관건입니다. 배터리 기술과 충전 인프라가 성숙해지는 5년 안에 명확한 분기점이 올 수 있습니다.
결론
일본이 변하고 있다는 건 숫자만 봐도 느껴집니다. 엔저와 물가 상승이 실질 소득을 깎아내리고, 비자 장벽은 높아지고, 외국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재일 한국인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상당히 달라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일본이 무조건 나쁘다거나, 떠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본에 있으면 무조건 기회가 있다"는 공식은 이미 깨졌고, 지금은 실질적인 계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일본에 거주하고 계시거나 이민·취업을 고려하시는 분이라면 엔저 추이와 비자 정책 변화를 꾸준히 모니터링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상황은 지금도 빠르게 바뀌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