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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금융의 크립토 진출 (인프라 선점, 토큰화, AI 연결)

themorethebetter 2026. 8. 14. 20:32

목차


    솔직히 저는 비자(Visa)가 블록체인에 손을 댄다는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이게 왜?"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카드 결제망의 제왕이 굳이 크립토에 발을 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비자 CEO가 "우리는 승자를 고르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블랙록이 토큰화 펀드를 탈중앙거래소에 직접 올리고, 삼성이 지갑 앱에 스테이블코인을 넣는 걸 추진하는 장면들을 연달아 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유행을 따르는 게 아니라, 게임의 규칙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전통 금융의 크립토 진출 (인프라 선점, 토큰화, AI 연결)
    전통 금융의 크립토 진출 (인프라 선점, 토큰화, AI 연결)

     

    전통 금융사들의 크립토 진출, 인프라 선점

    전통 금융사들의 움직임을 보면 공통된 패턴이 있습니다. 먼저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그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인프라를 선점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는 증권사들이 디지털 자산 거래소 지분을 사들이거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는 흐름과 맞물려 가능해진 일입니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전략이 더 명확합니다. 마스터카드와 스트라이프가 스테이블코인 결제 플랫폼을 큰돈을 주고 인수한 것을 보면, 코인 자체보다 돈이 오가는 '파이프라인'을 먼저 가져가려는 의도가 읽힙니다. 여기서 스테이블코인이란 미국 달러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1:1로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가격 변동 없이 블록체인 위에서 결재와 송금에 활용되는 수단입니다. 기존 인프라를 갈아엎는 게 아니라, 결제 수단만 스테이블코인으로 교체하는 구조가 훨씬 현실적이고 빠르게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저는 이 움직임이 "화해"가 아니라 "서로의 필요 인정"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봅니다. 크립토 진영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의미 있게 들어오면서 제도권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학습했습니다. 반대로 전통 금융권은 DEX(탈중앙화 거래소)가 코드만으로 시장 기능을 구현하는 걸 보면서, 지금 손 놓으면 게임의 룰 자체가 바뀐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겁니다. 이건 방어이자 동시에 공격입니다.

    • 라이선스 선확보 → 인프라 선점: 국내 증권사들의 거래소 지분 인수
    • 결제 파이프라인 인수: 마스터카드·스트라이프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플랫폼 매입
    • 체인 중립 전략: 비자는 특정 블록체인 대신 모든 체인을 지원하는 '통행료 모델' 채택
    •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 유입 → 제도권 신뢰의 파급력 확인
    요약: 전통 금융사들은 코인이 아닌 인프라와 라이선스를 먼저 확보하며 크립토 시장 진입을 구조적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토큰화 주식과 블록체인이 바꾸는 시장 구조 

    올해 초 블랙록이 자사 토큰화 펀드를 탈중앙거래소에 직접 올린 장면은 꽤 상징적이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가 온체인 금융 안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 것이니까요. 그런데 이걸 "DeFi 인정"으로 읽으면 오해입니다. 실제 구조를 보면 시큐리타이즈(Securitize)라는 플랫폼을 통해 적격 기관투자자만 접근 가능하고, 기존 증권 절차를 그대로 따르면서 백엔드 인프라만 블록체인으로 교체한 겁니다. 담보를 실시간으로 이동시킬 수 있어 효율이 높아졌을 뿐, 규제 프레임은 그대로입니다.

    RWA(Real World Asset·실물 자산 토큰화)와 관련된 거래량은 올해 6월 기준 4,700억 달러로 반년 만에 다섯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출처: rwa.xyz).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거래의 80% 이상이 탈중앙화 플랫폼이 아니라 해외 대형 CEX(중앙화 거래소) 몇 곳에 몰렸다는 겁니다. 여기서 CEX란 코인베이스나 바이낸스처럼 운영 주체가 명확한 중앙화 거래소를 의미합니다. 이는 토큰화 주식이 진짜 리테일 붐보다는 현물 롱 포지션을 잡고 파생상품으로 헤지하는 기관 수요가 주를 이룬다는 걸 보여줍니다. SK하이닉스 토큰화 주식이 모든 DEX·CEX 통틀어 거래대금 1위라는 데이터가 이를 잘 설명합니다.

    제가 특히 주목한 건 체인의 위상 변화입니다. 비자는 체인을 고르지 않겠다고 했고, 삼성 월렛을 쓰는 사람은 어느 체인 위에 있는지 알 필요조차 없어집니다.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가 자체 체인을 만드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사라진 게 아니라, 안드로이드처럼 내장 인프라가 된 겁니다. 사용자 경험(UX)을 좋게 하려면 체인은 오히려 숨겨야 합니다.

    요약: 블랙록의 온체인 진입은 DeFi 인정이 아닌 인프라 효율화이며, 토큰화 주식 거래량 급증의 실체는 기관 헤지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AI·토큰화 연결고리와 크립토 기업들 

    앞으로의 국면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보는 포인트는 AI와 토큰화의 구조적 연결입니다. AI 인프라 투자 병목이 결국 자금 조달이라는 건 이제 컨센서스에 가깝습니다. 올해 7월까지만 해도 AI 분야에서 조달된 금액이 4,000억 달러를 넘었는데(출처: PitchBook), 문제는 이 중 상당 부분이 하이일드 채권, 즉 신용등급이 낮은 고위험 채권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이 기술 프리미엄만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자본시장이라는 해자(moat)를 활용하는 수단이 바로 토큰화라는 논리입니다. 월렛 기반으로 전 세계 투자자에게 미국 자산을 직접 배포할 수 있는 구조, 달러 스테이블코인 유통망까지 붙으면 그 파급력은 과거 ADR(미국 주식 예탁증서) 방식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크립토 기업들이 모두 대형 금융사에 흡수될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는 외부 투자 없이 자체 거래소와 최고 속도의 주문 체결 시스템을 만들었고, 실제로 유동성을 압도적으로 확보했습니다. 그 결과 코인베이스가 USDH라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브랜드 인수권을 사고 써클 수익의 90%를 토큰 바이백에 쓰겠다는 딜을 제안했습니다. 독자 노선을 걷던 회사가 오히려 제도권이 먼저 손 내밀며 포섭한 구조가 된 겁니다. 혁신성이 사라진 게 아니라, 제도권이 혁신을 흡수하는 속도가 빨라진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규제 장벽 탓에 역외 플랫폼을 인수하거나 해외 거래소와 적극적으로 제휴하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아쉽게 느끼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유출이 많다는 이유로 방어적 스탠스를 유지하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구조에 그냥 편입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약: AI 자금 조달 위기와 토큰화가 연결되며 미국 자본시장이 월렛 기반 배포 전략을 구조화하고 있고, 크립토 기업들은 흡수·협력·독립 세 경로가 모두 유효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통 금융사들이 크립토 거래소 지분을 사는 게 개인 투자자한테 좋은 신호인가요?

    A. 단기적으로는 제도권 자금 유입과 시장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들어오며 가격이 2억 원 근처까지 간 것이 그 사례입니다. 다만 시장이 안정화될수록 극단적 변동성은 줄어들 수 있어, 투기적 수익보다는 구조적 성장을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Q. 스테이블코인이랑 토큰화 주식은 뭐가 다른가요?

    A.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시킨 디지털 자산으로 USDC, USDT가 대표적입니다. 토큰화 주식은 삼성전자나 테슬라 같은 실제 주식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위에 기록한 것으로, 24시간 거래와 분할 소유가 가능한 게 특징입니다. 쉽게 말해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현금'이고 토큰화 주식은 '블록체인 위의 증권'입니다.

     

    Q. 블랙록이 DeFi에 진입한 건데 이제 DeFi도 안전해진 건가요?

    A.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는 시큐리타이즈 플랫폼을 통해 적격 기관투자자만 접근 가능하고 기존 증권 규제를 그대로 따릅니다. 백엔드 인프라만 블록체인으로 바꾼 구조라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탈중앙화 금융(DeFi)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온체인 기술을 규제 안에서 활용한 것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Q. 한국은 왜 글로벌 크립토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 못 하는 건가요?

    A. 가장 큰 이유는 규제입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외화 유출 우려가 있어 당국이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고, 사행성 규제로 인해 예측시장 같은 혁신 상품을 거래소나 증권사에 붙이기도 어렵습니다. 미국처럼 혁신을 제도 안으로 흡수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상황이고, 이 격차가 장기화될수록 미국 중심 구조에 수동적으로 귀속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결론

    제가 이 흐름을 보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전통 금융과 크립토의 충돌이 아니라 '중개자의 재정의'가 진행 중이라는 겁니다. 블록체인은 중개자를 없앤 기술이 아니라, 중개자의 역할을 발행·연결·인프라 운영으로 재구성한 기술에 가깝습니다. 토큰화된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 여전히 대형 금융기관이라는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앞으로 주목할 변수는 AI 자금 조달과 토큰화의 결합, 그리고 삼성 월렛 같은 하드웨어 기반 리테일 채널이 스테이블코인 유통망으로 얼마나 빨리 연결되느냐입니다. 투자 판단에 앞서 인프라를 누가 쥐고 있는지, 유동성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보는 시각이 지금 시점에서는 가장 실용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youtu.be/svJmd2xHQc8?si=v-8QJzHaTRMyaj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