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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을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26년 7월 10일, 중국이 창정-10B 로켓의 1단 부스터를 해상 그물로 낚아채는 데 성공하면서 그 생각이 확실하게 바뀌었습니다. 미국이 10년 가까이 사실상 혼자 가지고 있던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중국이 처음으로 따라잡은 순간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두 가지 질문이 생겼습니다. 중국의 로켓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한국은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

창정-10B 로켓 회수, 다리 대신 그물
처음 회수 장면을 확인했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착륙 방식이었습니다. 팰컨9처럼 다리를 펼치고 스스로 서는 게 아니라, 금속 고리 네 개가 바지선에 설치된 강철 그물에 걸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스페이스X를 따라 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거든요.
두 방식의 차이는 사실 명확합니다. 수직 착륙(Vertical Landing), 즉 로켓이 착륙 다리를 펼쳐 스스로 서는 방식은 무거운 다리 구조물을 로켓에 통째로 실어 올려야 합니다. 여기서 수직 착륙이란, 로켓이 하강하면서 엔진 역추진으로 속도를 줄이고 전개된 다리로 지면이나 바지선에 직립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반면 그물 회수는 다리 무게 없이 로켓을 가볍게 유지할 수 있지만, 그 대신 정밀한 유도 제어가 필수입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걸 포기하고 얻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스페이스X도 과거에 페어링을 공중에서 그물 달린 배로 받아내는 방식을 시도했다가 2021년 무렵 접은 바 있습니다. 운용성과 성공률 문제였죠. 그러니 중국이 이 어려운 방식으로 첫 회수를 성공시켰다는 건 기술적으로 분명히 평가받을 만합니다.
이번 비행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건 YF-100K 엔진의 재점화(Re-ignition) 능력입니다. 재점화란 일단 꺼진 엔진을 비행 중에 다시 켜는 기술로, 하강 도중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잡는 데 없으면 안 되는 기능입니다. 이 엔진은 케로신과 액체 산소를 다단 연소 사이클 방식으로 태웁니다. 다단 연소 사이클이란 연료를 버리는 구간 없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연소시키는 구조로, 제작은 까다롭지만 성능이 높습니다. 창정-10B의 1단에는 이 엔진이 일곱 개 묶여 있고, 총 이륙 추력은 약 890톤에 달합니다.
또 한 가지, 이번 비행은 2단에 탑재된 YF-219 메탄 엔진의 사실상 첫 실전 데뷔이기도 했습니다. 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를 사용하는 이 엔진은 출력 약 140톤 규모로, 중국이 재사용 로켓의 미래 문법인 메탄 기반 추진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병렬 검증, 즉 두 개 이상의 핵심 기술을 한 번의 비행으로 동시에 시험하는 방식은 개발 일정을 빠르게 당기는 데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 창정-10B 1단: YF-100K 엔진 7기, 총 추력 약 890톤, 케로신+액체산소
- 창정-10B 2단: YF-219 엔진 1기, 추력 약 140톤, 액체 메탄+액체산소
- 회수 방식: 발사장에서 약 430km 떨어진 해상 바지선, 강철 그물 포획
- 실제 임무 병행: 실험용 위성 CX-26을 800km 저궤도에 안착시키며 동시 수행
재사용 발사체, 세계는 어디까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느낀 것은, 지금 세계 재사용 발사체 시장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누가 더 자주, 더 싸게 반복할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이미 판이 넘어갔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은 2015년 12월 첫 1단 육상 수직 착륙에 성공했고, 2017년부터 재사용 부스터를 실제 상업 임무에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출처: SpaceX). 지금은 재사용 횟수 자체가 기록이 됩니다. 2021년에 처음 쓴 부스터 하나가 2025년 2월 기준 35회 이상 비행했고, 연내 40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수는 이미 일상이고, 몇 번을 재사용하느냐가 진짜 경쟁의 척도가 된 것이죠.
블루오리진은 2025년 1월 뉴글렌의 첫 궤도 비행에 성공했고, 이어진 두 번째 비행에서 부스터 해상 착륙 회수까지 해냈습니다. 이 순서를 보면 오늘 중국의 성과가 정확히 어디쯤 위치하는지 보입니다. 세계 세 번째 해상 회수 계열 성과이고, 국가 단위로는 사실상 두 번째입니다.
세계적으로 최근 개발되는 재사용 발사체들 사이에는 세 가지 공통 문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액체 메탄 연료, 3D 프린팅 제조 공정, 수직 착륙 회수 방식이 그것입니다. 메탄은 연소 시 그을음이 적어 엔진 재사용성이 높고, 3D 프린팅은 복잡한 엔진 부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스타십에 탑재된 랩터 3 엔진이 이 3D 프린팅 공정을 적극 활용한 대표 사례입니다. 중국도 창정-10B 2단에 메탄 엔진을 처음 실전 적용하면서 이 흐름에 편승했습니다.
로켓랩은 소형 위성 발사체 일렉트론으로 자리를 잡은 뒤 중형 재사용 로켓 뉴트론을 2026년 말 첫 시험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유럽에서는 스페인 PLD 스페이스가 미우라 1 발사를 성공시키며 재사용 발사체 미우라 5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고, 독일 항공우주센터(DLR)도 역추진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출처: DLR 독일항공우주센터). 스타십, 뉴트론, 미우라 5, 창정 10·12호 등 2030년 전후로 데뷔가 예상되는 재사용 발사체만 해도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판이 아주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 어디쯤 서 있나
이 주제를 다루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이것입니다. 중국이 회수를 해냈다는데 그럼 우리는?, 한국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현재 한국의 주력 발사체는 누리호입니다. 저궤도 600~800km에 1.5톤급 위성을 올릴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로, 설계부터 제작, 시험까지 국내 기술로 완성했습니다. 2022년 6월 2차 발사 성공에 이어 2025년 11월 4차 발사까지 마쳤습니다. 다만 누리호는 1회용 발사체입니다. 재사용이라는 다음 문은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 걸려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최근 방향 전환입니다. 원래 차세대 발사체는 케로신 기반 1회용 설계였습니다. 그런데 액체 메탄 엔진 기반의 재사용 발사체로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세계 흐름에서 본 그 메탄 + 재사용 문법을 우리도 정식으로 채택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80톤급 메탄 엔진을 기반으로 재진입, 대기 감속, 동력 하강, 유도 제어 등의 핵심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오늘 중국 로켓이 하강하면서 엔진을 재점화해 자세를 잡는 바로 그 기술들을 우리도 지금 설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정을 보면, 총 약 2조 2,9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31년 성능 검증 발사를 시작으로 2032년 달 착륙선 발사까지 세 차례 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우주항공청장이 누리호를 활용해 2030년 소형 민간 달 착륙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하면서 2028~2031년의 발사 공백 문제도 점차 해소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재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재사용 전환을 포함한 개발·운영 비용은 약 5조 6,230억 원으로 분석됩니다. 처음 목표였던 2조 300억 원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 보고서는 연간 약 10회 발사를 전제로 경제성을 분석했는데, 제 생각엔 이 수치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재사용의 경제성이 실현되려면 로켓을 충분히 자주 쏴야 한다는 사실, 즉 수요 확보가 기술 개발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한국 기업이 이미 세계 재사용 로켓 공급망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스페이스X에 특수 티타늄 등 원소재를 공급하고, 블루오리진 뉴글렌의 BE-4 엔진 핵심 부품도 납품하고 있습니다. 자체 발사체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부품 단위에서는 이미 세계 최전선에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창정-10B 로켓 회수 방식이 팰컨9이랑 뭐가 다른 건가요?
A. 팰컨9은 착륙 다리를 로켓에 달고 올라가 바지선 위에 스스로 세워지는 수직 착륙 방식을 씁니다. 반면 창정-10B는 로켓에 다리 없이 금속 고리 네 개만 달고, 하강하면서 해상 바지선의 강철 그물에 걸리는 방식으로 회수합니다. 로켓 자체를 가볍게 유지할 수 있는 대신 정밀한 유도 제어가 더 요구됩니다.
Q. 재사용 로켓이 왜 메탄을 연료로 쓰는 게 유리한가요?
A. 메탄은 케로신에 비해 연소 후 그을음이 적습니다. 그을음이 엔진 내부에 쌓이면 재사용 전에 세척·정비 비용이 늘어나는데, 메탄은 이 문제를 줄여줍니다. 제 경험상 재사용 사이클을 빠르게 돌리려면 정비 공수를 줄이는 게 핵심인데, 연료 선택이 그 출발점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한국 차세대 발사체는 언제 처음 쏘는 건가요?
A. 현재 계획 기준으로 2031년 첫 성능 검증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후 2032년에 달 착륙선을 탑재한 두 번째 발사까지 총 세 차례 발사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다만 개발 비용 재검토 등 변수가 있어 일정은 조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Q. 창정-10B 1단을 회수했다는 게 왜 큰 의미인가요?
A. 로켓 전체 제조 비용의 60~70%가 1단 부스터에 집중됩니다. 이걸 회수해서 다시 쓰면 발사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중국이 이 기술을 확보했다는 건 상업 위성 발사 시장에서 미국과 직접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결론
중국이 창정-10B로 해낸 건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닙니다. 10년 가까이 미국만 가지고 있던 재사용 발사체 회수 기술의 판에 새 이름을 올린 것이고, 그 방식도 스페이스X를 그대로 베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중국도 이제 막 첫 관문을 통과한 것입니다. 진짜 승부는 회수한 부스터를 다시 발사하고, 또 회수하고, 이것을 반복해서 실제로 비용이 절감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 격차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메탄 기반 재사용 발사체로 방향을 확실하게 잡았고, 국내 기업들이 이미 세계 공급망 안에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재사용 로켓에 관심이 생겼다면 우주항공청의 차세대 발사체 개발 동향을 계속 주시해 볼 것을 권합니다. 앞으로 몇 년이 이 분야에서 가장 분주한 시간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