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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가 전 세계 스테이블 코인 결제량의 60%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 제 생각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흔들리고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지금, 시장이 조용한 것처럼 보여도 그 밑에서는 굵직한 판이 짜이고 있습니다. 체인링크가 프로젝트 판게아에 합류했고, 메타는 예측 시장 앱 개발을 준비 중입니다.

     

    체인링크와 프로젝트 판게아, 메타의 예측시장앱 아레나
    체인링크와 프로젝트 판게아, 메타의 예측시장앱 아레나

     

    체인링크와 프로젝트 판게아

    체인링크가 프로젝트 판게아(Project Pangea)에 기술 제공자로 합류했습니다. 판게아는 유럽과 한국의 금융 기관이 함께 추진하는 스테이블 코인 기반 외환 결제 프로젝트입니다. 유럽 측에서는 유로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연합인 키발리스(Kyivals)가, 한국 측에서는 국내 여러 은행이 연합해 결성한 유니카가 참여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표준 기반의 기존 결제 인프라를 뜯어고치지 않고, 그 아래 정산 레이어만 블록체인으로 교체한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SWIFT란, 전 세계 금융 기관 간 결제 지시 메시지를 주고받는 국제 표준 통신망으로, 현재 국제 송금과 외환 거래의 핵심 인프라입니다. 지금은 이 표준을 사용하더라도 결제 완료까지 최대 T+2, 즉 거래일로부터 2 영업일이 걸릴 수 있고 그 사이 자금이 묶이는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판게아는 이 구간을 실시간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12개월 내로 설정했습니다. 제가 이 구조에서 흥미롭게 본 지점은 체인링크가 자신을 끝까지 '기술 프로바이더(Technology Provider)'로만 정의한다는 부분입니다. 과거 리플(Ripple)이 "우리가 SWIFT를 대체하겠다"는 식으로 존재감을 키웠다면, 체인링크는 정반대 방향을 택했습니다. 은행은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쓰고, 체인링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산 레이어에서만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전략이 기업 간 협업에서 오히려 더 오래 살아남습니다. 잘난 척하지 않는 파트너가 더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아토믹 PVP(Atomic Payment versus Payment)입니다. 여기서 아토믹 PVP란, 두 국가의 통화가 동시에 교환되거나 아니면 전혀 교환되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되는 결제 구조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한쪽에서 원화를 보냈는데 유로화가 상대방에게 도착하지 않는 '반쪽 결제 실패'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가 블록체인을 통해 구현될 경우, 기존 외환 결제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체인링크는 판게아 외에도 에퀴티 스트림(Equity Stream)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아시아 주요 기업의 주가 데이터를 온체인(On-chain)으로 제공하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온체인이란,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 데이터를 기록하고 검증하는 방식으로, 중간 기관 없이 누구나 데이터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체인링크가 본래 오라클(Oracle), 즉 블록체인 외부 데이터를 스마트 계약에 연결해 주는 인프라를 주업으로 해온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방향은 자연스러운 확장입니다. 프로젝트 판게아에서 한국과 유럽을 첫 무대로 선택한 이유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 한국과 유럽은 세계 12대 무역항을 보유한 요충지이며, 외환 결제 수요가 밀집되는 지역입니다.
    • 아시아는 전 세계 스테이블 코인 결제량의 약 60%를 점유하는 유동성의 통로입니다(출처: Chainalysis 2024 Geography of Cryptocurrency Report).
    • 한국은 제도권 스테이블 코인 규제가 아직 정비 중인 단계로, 실증 사례를 먼저 쌓기에 오히려 유리한 환경입니다.

    이 첫 무대가 단순한 파일럿이 아니라, 이후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메타의 예측시장 앱 '아레나'

    메타(Meta)가 '아레나(Arena)'라는 예측 시장 앱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이란, 특정 사건의 결과에 대해 사람들이 베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수익을 얻는 구조로, 집단 지성을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플랫폼입니다. 폴리마켓(Polymarket), 칼시(Kalshi)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폴리마켓은 기존 여론조사보다 훨씬 정확한 예측을 보여줬고, 이후 예측 시장은 급성장했습니다. 올해 3월 폴리마켓의 누적 거래량은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출처: Polymarket 공식 홈페이지), 코인베이스, 크라켄, 로빈후드 같은 플랫폼도 예측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메타의 진입이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소식을 들으면서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기대와 회의입니다.

    기대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을 통해 이미 수십억 명의 사용자 기반과 소셜 네트워크를 갖고 있습니다. 폴리마켓이 수년간 공들여 쌓아야 했던 그 토대를 메타는 처음부터 갖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예측 시장과 SNS의 결합은 생각보다 자연스럽습니다. 예측을 잘 맞추는 사람이 팔로워를 얻고, 그 사람의 다음 예측을 또 사람들이 참고하는 구조, 일종의 '예측 인플루언서'가 생기는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구조가 한국의 정치 여론조사를 대체하는 용도로 쓰인다면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회의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메타는 2020년에도 '포캐스트(Forecast)'라는 이름의 포인트 기반 예측 앱을 운영했다가 조용히 접었습니다. 지금의 아레나가 그 포캐스트와 무엇이 다른지가 핵심입니다. 저의 생각에는 예측 시장 앱이 재미있으려면 결국 '내 돈이 걸려 있다는 느낌'이 있어야 합니다. 포인트 기반 구조는 처음엔 가볍게 진입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자를 붙잡아 두는 힘이 약합니다. 규제 문제도 변수입니다. 미국에서 예측 시장은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연방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일부 주정부는 스포츠 베팅 관련 항목을 도박으로 분류해 주별 게이밍 법 적용을 주장합니다. 이 관할권 충돌 때문에 아레나가 초기에는 금전 베팅이 아닌 포인트 기반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선택이 서비스의 폭을 얼마나 제한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하락장이 이어지는 지금, 체인링크와 메타의 움직임은 시장 가격과 직접 연결되지 않더라도 다음 사이클을 위한 밑그림으로 보입니다. 농한기에 농기구를 정비하듯, 지금은 공부하고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판게아의 12개월 목표 달성 여부, 그리고 아레나가 포캐스트와 어떻게 다른 결말을 만들어낼지, 지켜보려고 합니다. 투자 판단은 어디까지나 각자의 몫이고,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과 분석을 공유한 것일 뿐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youtu.be/UNhh4SxifwI?si=irpg6Hb5srkYxpx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