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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000 시대, 레버리지 투자, 적립식 투자, 기업 실적

by themorethebetter 2026. 6. 19.

코스피 9,000 시대. 지금의 상승장은 시장 전체의 상승이 아니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라는 두 거대 공룡이 전체를 억지로 끌어올린 '착시 효과'에 가깝습니다. 대다수의 중소형주와 다른 섹터의 종목들은 오히려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은 제가 오랜 시간 주식 시장에서 구르면서 깨달은 경험담과 함께, 지금처럼 미쳐버린 시장에서 중심을 잡고 내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진짜 투자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코스피 9,000 시대, 레버리지 투자, 적립식 투자
코스피 9,000 시대, 레버리지 투자, 적립식 투자

 


1. 레버리지 투자, 도파민 중독

얼마 전 지인 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서울 마포에 있는 30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최근에 처분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목돈의 대부분을 며칠 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밀어 넣었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지금은 반도체 섹터가 강세를 보이며 수익 구간에 가 있지만, 저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레버리지는 방향만 맞으면 두 배의 수익을 주지만, 반대로 방향이 틀어지면 두 배의 속도로 자산을 녹여버리는 시한폭탄과 같기 때문입니다.

 

최근 삼성전자 같은 초대형 우량주조차 하루에 10%씩 폭등했다가 다음 날 8%씩 폭락하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고점 대비 이틀 연속으로 10%씩 떨어진다고 가정해 봅시다. 본주라면 20%의 손실이겠지만, 두 배짜리 레버리지 상품은 무려 40%가 날아갑니다. 지인이 투자한 30억 원을 기준으로 잡으면, 단 이틀 만에 12억 원이 증발하고 눈앞에 18억 원만 남게 되는 셈입니다. 평생을 모아온 자산이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반토막 나는 것은 일반 개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1억 원씩 턱턱 레버리지에 태우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투자가 아니라 홀짝을 맞추는 도박에 불과합니다.

 

저 역시 과거에 남들 다 벌 때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조급함에 눈이 멀어 변동성이 큰 파생 상품과 급등주에 손을 댔던 적이 있습니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하루에 1%씩 야금야금 오르는 것을 보며 '저래서 언제 부자 되나' 싶어 하루에 10%, 20%씩 움직이는 테마주와 레버리지에 중독되었던 것이죠. 뇌가 주식 시장의 쾌락, 즉 '도파민'에 중독되면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집니다. 더 큰 수익만을 좇다가 결국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 놓은 수익률은 물론이고 원금까지 한 방에 날려버렸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레버리지가 아니라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그때 얻었습니다.


2. 적립식 투자와 우량 주식

제가 가끔 문화센터에서 독자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한 번은 약 300명 정도 모인 강의실에서 문득 궁금증이 생겨 깜짝 이벤트를 제안했습니다. "여러분, 이 중에서 우량 주식을 매월 꾸준히 적립식으로 모아가고 계신 분이 있나요? 지금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인증해 주시면 이 자리에서 1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드리겠습니다"라고 호기롭게 외쳤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300명중 단 한 명도 손을 들지 못했습니다.

 

너도나도 주식으로 대박을 내겠다고 유튜브를 보고 책을 읽지만, 막상 현장에서 만난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는 적립식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은 "어떤 종목을 사야 대박이 나는가"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소위 주식 리딩방이나 정보지에 속아 이름도 모르는 작전주, 테마주에 전 재산을 몰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주식으로 진짜 큰돈을 버는 사람은 종목을 기가 막히게 맞춘 사람이 아닙니다. 결국은 자신만의 건전한 '투자 방법'을 끝까지 고수한 사람만이 최후의 승자가 됩니다.

 

우량한 종목을 정해진 주기에 맞춰 적립식으로 사 모으는 투자는 멘탈 관리에 최고의 무기가 됩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그동안 모아둔 보유 수량의 가치가 커져서 기분이 좋고, 주가가 떨어질 때는 평소 사고 싶었던 좋은 주식을 바겐세일 가격에 더 많이 담을 수 있어서 오히려 기회가 됩니다. 주가가 오르나 내리나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대중은 이와 정반대로 행동합니다. 주가가 꼭대기까지 치솟을 때는 포모(FOMO,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무분별하게 추격 매수를 하고, 막상 주가가 하락하여 싸지면 더 떨어질까 무서워 손절을 하거나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장이 좋을 때는 오르는 종목만 쳐다보며 철새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계좌가 녹아내립니다. 삼성전자가 안 간다고 투덜거리며 열 배씩 폭등하는 방산주로 갈아탔다가 전쟁 휴전 소식에 물리고, 다시 반도체가 간다고 하니 손절하고 돌아오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주식의 바닥과 꼭지를 정확하게 맞출 수 없습니다. 본인이 선택한 우량주를 꾸준히 모아가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3. 기업 실적과 투자 마인드

그렇다면 지금처럼 삼성전자가 HBM 4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느니 마느니 하고,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반도체 독주 장세 속에서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주식을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주가가 아니라 오직 '기업의 실적'에 있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 원이었는데,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60조 원으로 추정된다면 주가가 200만 원인지 240만 원인지의 절대적인 가격 수준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업의 펀더멘털과 이익의 체력이 여전히 성장 가도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며, 이 흐름이 깨지지 않는 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발을 빼야 할 때는 주가가 비쌀 때가 아니라, 기업의 실적이 꺾이기 시작할 때입니다. 만약 2분기에 60조 원을 벌었던 기업이 3분기에 48조 원으로 줄어들고, 4분기에 접어들어 30조 원대로 이익이 뚝 떨어진다면 그것은 강력한 위험 신호입니다. 월가나 언론에서는 2030년까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지만, 과거의 역사가 증명하듯 실제 주가는 그 사이클의 정점보다 최소 6개월에서 1년 전에 먼저 차갑게 식어버립니다. "2030년까지 좋다고 했으니 그냥 묻어두자"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시장 상황과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경쟁사들의 기술 격차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면서 이익의 훼손이 보일 때 과감하게 수익을 실현하는 유연함이 있어야 내 자산을 지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가 투자하는 주식은 본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주식은 내 자산을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방어하고 조금 더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사이드 잡(Side job)'이자 수단일 뿐입니다. 하루 종일 모니터 화면의 호가창만 쳐다보며 주가가 1% 오르고 내리는 것에 일희일비한다면, 그것은 이미 주식의 노예가 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주식 때문에 내 본업에 소홀해지고, 사랑하는 가족과의 시간을 망치고, 일상의 여유를 잃어버린다면 설령 돈을 조금 더 번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내가 믿고 선택한 우량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있는지 간간이 실적만 체크해 두고, 남는 시간은 본업에 집중하여 나의 몸값을 높이고, 좋은 사람들과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나누며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는 데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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