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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리티법 8월 표결이 결국 9월로 밀렸습니다. 점심 전까지만 해도 "이번 주 안에 한다"던 존 툰 원내대표가 불과 몇 시간 만에 뒤집었으니, 저도 처음엔 오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따로 있었습니다. 백악관이 그동안 윤리 조항에 왜 침묵했는지, 오늘에야 그 속내가 블룸버그 보도로 드러났거든요.

의회 아수라장
솔직히 이번 연기 소식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존 툰 원내대표뿐 아니라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까지 방송에 나와 "이번 주 표결"을 공언했으니까요. 그런데 점심 무렵 돌연 번복됐고, 폴리티코를 비롯한 엘리노 터렛, 조리 칸니 등 복수의 기자들이 9월 연기를 기정사실로 확인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클레리티만 혼자 밀린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27년 예산 결의안(조정 3.0)'과 국방수권법(NDAA)도 함께 좌초됐습니다. 여기서 NDAA란 매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키는 국방 예산·정책 승인법으로, 60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법입니다. 그런데 이란 전쟁 관련 예산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군사위원장 로저 위커가 "머리를 쥐어뜯는" 상황이 됐습니다.
예산 결의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법은 예산조정(Budget Reconciliation) 절차를 활용합니다. 예산조정이란 신규 입법과 달리 필리버스터를 우회해 단순 과반(50표)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방식입니다. 즉 공화당끼리만 뭉쳐도 되는 구조인데, 존 툰 대표는 "그 50표도 모이지 않는다"며 표결 자체를 올리지 않았습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갈린다는 뜻입니다.
이 법안에는 국방 예산 730억 달러 증액, 농업 지원금 120억 달러 추가, 투표 신분증(Voter ID) 강화 주에 100억 달러 인센티브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크립토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의회 전체가 지금 교착 상태라는 게 제가 이 상황을 지켜보며 느낀 진짜 결론입니다.
- 클레리티법: 9월로 표결 연기 (존 툰 원내대표 결정)
- 27년 예산 결의안(조정 3.0): 공화당 내부 이탈로 50표 미달
- 국방수권법(NDAA): 60년 만에 민주당 반대로 좌초 위기
- 공통 원인: 이란 전쟁 관련 예산을 둘러싼 극단적 여야 대립
트럼프 침묵의 이유
백악관이 윤리 조항에 왜 침묵했는지, 저도 이번에야 제대로 파악했습니다. 블룸버그 보도(출처: Bloomberg)에 따르면 여야가 합의했던 윤리 조항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인 관련 사업 지분을 처분하면, 연방세 납부를 수년간 유예하거나 사실상 면제해 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미국 법에는 공직자 이해충돌 강제 매각 시 이연 특례(Conflict of Interest Divestiture Tax Deferral)라는 조항이 존재합니다. 이 특례란 공직자가 이해충돌을 이유로 자산을 강제 매각할 때, 60일 내에 국채나 지정 펀드에 재투자하면 양도차익세 자체를 없던 것으로 처리해 주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팔아서 번 돈에 세금을 거의 안 내도 되는 구조입니다. 이 조항을 트럼프에게도 적용하겠다는 게 제안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침묵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절세 혜택은 '앞으로 팔면'에만 해당합니다. 이미 코인으로만 약 14억 달러를 벌었고, 여기서 약 30%인 5억 달러 정도는 어차피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건 소급 적용이 안 됩니다. 둘째, 앞으로 절세로 아끼는 돈보다 사업을 계속 운영하며 벌 수 있는 돈이 훨씬 크고 매각 의무도 없습니다. 굳이 팔 이유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셋째가 제가 볼 때 가장 결정적입니다. 협상 과정에서 주 법무장관들의 집행권 보장 조항이 들어왔습니다. 이 조항은 임기가 끝난 뒤 각 주 검찰이 트럼프를 직접 소추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것입니다. 현재 법무부(DOJ)라는 방패가 있어서 표적 수사를 어느 정도 막고 있는데, 임기 후에 그 방패 밖으로 나가라는 요구나 다름없습니다. 넷째, 밈코인·월드리버티 논란이 한창인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이용한 세금 면제까지 받으면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부패 공세에 먹잇감이 됩니다.
페어셰이크 슈퍼팩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암호화폐 업계는 이미 다음 수를 두고 있습니다. 크립토 슈퍼팩(Super PAC)인 페어셰이크(Fairshake)가 플로리다, 알래스카, 와이오밍 주 하원·상원 예비선거 광고에 15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습니다. 여기서 슈퍼팩이란 법적으로 후보자에게 직접 기부는 못 하지만 독립 광고에는 무제한으로 돈을 쏟아부을 수 있는 정치 자금 단체입니다.
제가 직접 수치를 찾아봤는데, 2024년 선거 기준 페어셰이크가 개입한 상·하원 선거의 승률은 94%에 달합니다. 35건 중 33승입니다(출처: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한 경우는 승률이 98%로 올라갑니다. 반크립토 성향이었던 전 상원 은행위원장 셰러드 브라운을 낙선시키기 위해 4,000만 달러를 쏟아부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결과적으로 팀 스콧이 은행위원장 자리에 앉았고, 지금은 연일 크립토 친화 발언을 쏟아내고 있죠.
클레리티법이 9월에도 불투명하다면, 업계의 화력은 이미 통과된 지니어스법(GENIUS Act) 세부 규칙 확정과 SEC·CFTC 행정 규정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니어스법은 통과됐지만 이자 수익률 금지 조항의 해석 범위 등 시행 규칙이 2027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아직 미확정 상태입니다. 이 빈틈을 크립토 로비가 어떻게 채워가는지가 앞으로 6개월의 핵심 변수라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클레리티법이 9월에도 통과 안 될 가능성이 있나요?
A. 충분히 있습니다. 이번 연기의 본질은 클레리티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원 전체의 교착 상태였습니다. 9월 복귀 후에도 이란 전쟁 예산 갈등, 공화당 내부 이탈 변수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낙관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봅니다.
Q. 트럼프가 윤리 조항 절세 혜택을 거절한 가장 큰 이유가 뭔가요?
A. 세 번째 이유로 꼽은 '주 법무장관 집행권 조항'이 가장 결정적이었을 겁니다. 임기가 끝난 뒤 각 주 검찰이 직접 소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조항은, 지금 법무부라는 방패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이라 트럼프 입장에서는 수백만 달러 절세보다 훨씬 큰 리스크였을 겁니다.
Q. 페어셰이크 슈퍼팩 승률 94%가 정말 실제 영향인가요, 아니면 원래 유력한 후보를 밀어서 그런 건가요?
A. 두 가지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페어셰이크가 처음부터 이길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선택적으로 지원했을 수 있고, 광고 자금 자체가 유권자 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100만 달러 이상 투입 시 승률이 98%로 급등한다는 점에서, 자금 규모가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Q. 지니어스법은 이미 통과됐는데, 클레리티법이 막히면 크립토 시장에 실질 영향이 있나요?
A.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집중되어 있고, 클레리티법은 디지털 자산 전반의 증권·상품 분류 기준을 정하는 법입니다. 두 법은 역할이 다릅니다. 클레리티가 늦어지는 동안에는 SEC와 CFTC의 해석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그 빈틈을 행정 규정이나 로비로 채워가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솔직히 이번 8월 연기는 아쉽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과정을 따라가며 느낀 건, 크립토 입법이 막히면 멈추는 게 아니라 다른 통로로 흘러가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페어셰이크는 예비선거부터 돈을 넣고 있고, 지니어스법 시행 규칙 확정 과정에서도 로비가 집중될 겁니다.
비트코인 ETF가 4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는 사실도, 큰 그림에서 기관 자금의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9월 의회 복귀 전까지 지니어스법 세부 규칙 논의와 페어셰이크의 예비선거 개입 결과를 함께 지켜보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추적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