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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경 부정행위 (시험 적발, 탐지 방법, 사회적 합의)

themorethebetter 2026. 10. 23. 12:05

목차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들 수학 문제를 봐주다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AI에 사진을 찍어 올렸더니 3초 만에 풀이가 쫙 나오더군요. 그 순간 든 생각이 "AI 안경이 있으면 그냥 보기만 해도 답이 나오겠구나"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시험장에서 벌어졌습니다. 10월 초 서울시립대, 10월 중순 연세대 논술 시험에서 AI 안경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된 겁니다.

     

    AI 안경 부정행위 (시험 적발, 탐지 방법, 사회적 합의)
    AI 안경 부정행위 (시험 적발, 탐지 방법, 사회적 합의)

     

    시험 적발 

    10월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의원이 AI 안경을 직접 착용하고 수학 문제를 푸는 장면을 시연했습니다. 보통 국감 시연은 "이런 위험이 있다"는 퍼포먼스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저도 처음엔 그냥 경고성 쇼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딱 나흘 뒤인 10월 12일, 연세대 논술 시험장에서 AI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한 수험생이 실제로 적발됩니다. 나중에 확인하니 10월 3일 서울시립대에서 이미 한 건이 있었고, 연세대는 두 번째 사례였던 셈입니다. 경고에서 현실까지 걸린 시간이 고작 일주일도 안 됐다는 게 제겐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중국 항저우 소재 로키드(Rokid)사의 AI 안경입니다. 가격은 약 99만 7천 원으로 거의 100만 원에 달하는 고사양 기기입니다. 이 안경은 챗GPT, 제미나이 같은 글로벌 AI와 직접 연동되며, 안경테 측면을 한 번 탭하는 것만으로 미리 설정해둔 단축 명령이 실행됩니다. "배경 소음 무시하고 시야에 문제가 보이면 답만 알려줘" 같은 식으로 프롬프트(prompt, AI에게 내리는 사전 지시문)를 설정해두면, 말 한마디 없이 탭 하나로 정답이 안경 렌즈 안쪽 디스플레이에 떠오릅니다. 제가 직접 시연 영상을 확인해봤는데, 고2 9월 모의고사 기준으로 최고 난도인 30번 킬러 문항을 제외한 나머지는 3초 안에 정답이 표시됐습니다.

    안경 외관은 요즘 젊은 층이 즐겨 쓰는 두꺼운 뿔테와 구분이 거의 안 됩니다. 프레임 안쪽에 카메라 렌즈 구멍이 있긴 하지만, 한눈에 보면 그냥 패션 안경처럼 보입니다. 감독관이 육안으로 잡아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제가 직접 써보지 않았더라도 이미 충분히 상상이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수능 부정행위 관련 규정)

    • 로키드 AI 안경 가격: 약 997,000원
    • 탭 한 번으로 글로벌 AI 연동 프롬프트 실행
    • 고2 9월 모의고사 30번 제외 대부분 3초 내 정답 출력
    • 외관상 일반 두꺼운 뿔테 안경과 구별 어려움
    • 첫 적발: 10월 3일 서울시립대 / 두 번째: 10월 12일 연세대
    요약: 국감 경고 나흘 만에 실제 부정행위가 발생했고, 탭 한 번으로 AI가 답을 띄워주는 로키드 안경이 핵심 도구였다.

     

    탐지 방법

    교육 당국이 꺼내 든 카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단계 육안 검사, 2단계 RF 탐지기(Radio Frequency Detector, 무선 주파수 신호를 감지하는 장비), 3단계 금속 탐지기입니다. 여기서 RF 탐지기란 블루투스나 와이파이처럼 안경이 스마트폰과 통신할 때 발생하는 무선 신호를 포착하는 장치입니다. 이론상으로는 이 세 단계가 다 작동한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실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로키드 안경을 쓰고 지하철 출근길을 걸어봤습니다. 도수가 맞지 않아 초점이 약간 흐릿하긴 했지만, 지나치는 사람들 중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는 없었습니다. 만약 RF 탐지기로 신호를 잡는다 해도, 수험생 스스로 "검사할 때만 연결을 끊고 시험 시작 후 다시 켠다면?" 이라는 단순한 허점이 생깁니다. 전형적인 창과 방패의 싸움입니다.

    배터리 문제도 있습니다. 제가 이틀간 로키드 안경을 빌려 써보니, 촬영 기능을 켜놓으면 1시간도 채 버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고가 모델에는 AA 건전지 크기의 외장 배터리팩 연결 단자가 있어서, 이걸 달면 1시간 반 이상 사용이 가능합니다. 수능은 과목당 70~80분이니, 외장 배터리를 달면 이론상 한 과목 내내 켜놓는 것도 가능한 셈입니다. 다만 안경 프레임 옆으로 두툼하게 뭔가 달린 모습이 부자연스럽긴 합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RF 탐지 장비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능 고사장만 해도 전국 수천 곳입니다. 대입 시험만이 아니라 토익, 전기산업기사처럼 연간 수백 개에 달하는 자격증 시험장까지 전부 커버하는 것은 당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솔직한 판단입니다. (출처: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요약: 육안·RF 탐지기·금속 탐지기 3단계 대책이 있지만, 물량 확보와 수험생의 대응 가능성을 고려하면 완전 차단은 쉽지 않다.

     

    AI 안경의 실제 성능 

    시험 부정행위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이 기기가 얼마나 실용적인지 잘 안 알려진 것 같아서, 제가 직접 경험한 부분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실시간 번역 기능입니다. 영어 원서를 펼쳐놓고 안경 옆을 탭하면 렌즈 안쪽에 한국어 번역문이 형광 초록색 글씨로 표시됩니다. 지하철에서 영문 원서를 들고 있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안경에 뜨는 번역을 읽을 수 있는 겁니다. 한자가 가득한 사찰의 현판도 그냥 바라보며 탭 한 번이면 "어느 지역 어느 사찰의 어떤 건물인지"가 바로 떴습니다. 제가 아내랑 절에 갈 때 이런 기능이 있었더라면 꽤 유용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설용 프롬프터(prompter, 발언자만 볼 수 있게 대본을 띄워주는 장치)로도 작동합니다. 쉽게 말해 발표 원고가 눈앞에서 자동으로 스크롤되는 겁니다. 청중 눈에는 그냥 안경 쓴 발표자로 보이지만, 발표자 본인은 다 외운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도슨트(미술관·박물관 안내 해설사)처럼 설명을 암기해야 하는 직업군은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현실적인 단점도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써야 하는데, AI 안경에는 도수 렌즈를 바로 넣을 수 없습니다. 도수 렌즈를 안쪽에 부착하거나 콘택트렌즈를 끼고 써야 합니다. 이 부분이 일반 안경 사용자에게는 진입 장벽입니다. 그래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아내한테 결재 신청을 냈다가 가격 보고 바로 반려당했습니다. 메타 레이밴 스마트 글라스가 약 70만 원, 로키드 AI 안경이 약 100만 원이니까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요약: 실시간 번역·프롬프터·현판 인식 등 실용 기능이 충분하지만, 도수 렌즈 미지원과 높은 가격이 아직은 진입 장벽이다.

     

    사회적 합의 

    시험 부정행위 이야기만 나오면 늘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화두가 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이건 좀 다른 각도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보급됐을 때 대학들은 리포트 평가를 줄이고 시험 위주로 평가 방식을 바꿨습니다. 온라인에서 남의 글을 베낄 수 있게 됐으니까요. 기술이 바뀌면 평가 방식도 따라 바꿨던 겁니다. 지금 AI 안경은 그 때보다 훨씬 강력한 변화입니다.

    물론 당장 수능이나 대입 시험에서 "AI 써도 됩니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먼저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단순 암기 위주의 킬러 문항이 줄어들고, AI를 활용해서 문제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풀어내는지를 보는 오픈북(open-book)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오픈북 평가란 교재나 자료를 참고할 수 있는 상태에서 치르는 시험으로, 단순 암기보다 응용력을 측정하는 데 적합합니다.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규정상, AI 안경을 시험장에 켜지 않고 가져가기만 해도 당해 시험이 무효 처리됩니다. 시험 중 착용하다 적발되면 이듬해 응시 자격까지 박탈됩니다. 감독관의 검사 요청을 거부해도 부정행위로 간주됩니다. 지금 당장은 이 규정이 최선의 방어선이지만, 궁극적인 해법은 제도가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메타 레이밴 스마트 글라스는 연간 700만 대가 팔렸습니다. 삼성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이미 이 규모로 보급된 기기를 막는 데만 집중하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삼성이 갤럭시 글래스를 출시 준비 중이고, AI 안경이 대중화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입니다. 그 흐름 안에서 평가 방식과 사회적 규범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진짜 숙제입니다.

    요약: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AI 활용을 전제로 한 오픈북 방식으로 평가 제도를 재설계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AI 안경을 수능 시험장에 그냥 가져가기만 해도 문제가 되나요?

    A. 네, 문제가 됩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규정에 따르면 AI 안경을 전원을 켜지 않은 채로 가져가기만 해도 당해 시험이 무효 처리됩니다. 착용하거나 사용하다 적발되면 다음 연도 응시 자격까지 박탈되므로, 애초에 시험장에 들고 가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Q. AI 안경은 어떻게 문제를 푸는 건가요? 말을 해야 하나요?

    A. 원래는 "헤이 제미나이" 같은 음성 명령이 필요하지만, 로키드 AI 안경은 앱에서 단축 프롬프트를 미리 설정해두면 안경 테 옆을 탭 한 번만 해도 AI가 시야에 보이는 문제를 읽고 답을 출력합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작동한다는 점이 시험장 악용 가능성을 높인 핵심입니다.

     

    Q. AI 안경이 시험 문제를 다 맞히나요?

    A. 고2 9월 모의고사 기준으로 최고 난도인 30번 킬러 문항은 틀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챗GPT와 클로드 유료 버전은 맞혔지만, 제미나이 유료 버전은 이 문제를 틀렸습니다. 나머지 문제들은 연동된 AI에 따라 3초 내외로 정답을 출력하는 수준입니다.

     

    Q. AI 안경으로 몰래 촬영하면 처벌받나요?

    A. 국내에서는 2024년 7월 AI 안경으로 데이트 상대를 몰래 촬영한 사례가 강서경찰서에 신고됐습니다. 동의 없이 타인을 촬영하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장소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제조사 책임을 묻는 소송도 해외에서 이미 진행 중입니다.

     

    결론

    제가 처음 이 기기에 관심을 가진 건 순전히 실용적인 이유였습니다. 아이들 수학을 봐주다 막히는 게 너무 많아서, AI 안경이 있으면 슬쩍 탭 한 번으로 풀이가 나올 텐데 싶었던 거죠. 그 생각 자체가 이미 부정행위 심리의 출발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이번 사건들을 들여다보면서 새삼 느꼈습니다.

    당장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AI 안경은 시험장에 아예 가져가지 않는 것이 정답입니다.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술을 막는 방향보다, AI를 전제로 한 평가 방식으로 교육 제도가 진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막는 것과 바꾸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현실적인 해법인지는, 이미 방향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youtu.be/_EsS-zgxSuQ?si=SCnkoDNJlgHJ_d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