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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모더나가 머크와 함께 개발한 mRNA 기반 개인 맞춤형 암치료제 '인티스메란'이 임상 3상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제가 먼저 한 것은 국내 바이오 종목 리스트를 꺼내 드는 일이었습니다. 이번 임상 성공이 단순한 신약 개발 뉴스가 아니라, 암 치료의 패러다임 자체를 흔드는 사건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인티스메란이 왜 역사적인가
처음 이 뉴스를 봤을 때 저도 "또 임상 통과 기사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볼수록 이번은 결이 달랐습니다.
핵심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입니다. 여기서 mRNA란 세포에 특정 단백질을 만들도록 명령을 전달하는 유전 물질로,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그 가능성이 처음 대중에게 알려진 기술입니다. 2010년에 설립된 모더나는 팬데믹을 거치며 이 기술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감염병 백신에 한정된 기술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암입니다. 그것도 단순히 암에 적용한 게 아니라, 환자 개인의 종양 유전체를 분석해 맞춤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신생항원(neoantigen)이라는 개념이 여기서 등장하는데, 신생항원이란 정상 세포에는 없고 암세포에만 나타나는 돌연변이 단백질 조각입니다. 인티스메란은 바로 이 신생항원 정보를 기반으로 제작돼, 체내에서 해당 암세포만을 정밀하게 공격하도록 mRNA가 면역계를 유도합니다.
임상 3상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pembrolizumab)와 인티스메란을 병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병용 투여 시 암 재발까지의 기간이 더 길었고, 전이 위험도 낮아졌다고 합니다(출처: FDA 공식 사이트). 다만 세부 수치는 아직 비공개라 효과의 규모는 연말 데이터 공개 이후에 따져봐야 할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개인마다 다른 돌연변이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이 방식은 그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내성 문제를 구조적으로 우회하는 설계라는 점에서요.
- mRNA 기술이 감염병을 넘어 암 치료에 효과 입증 (임상 3상 최초)
- 환자 개인의 신생항원 정보 기반으로 맞춤 제작
- 키트루다 병용 시 재발 억제·전이 위험 감소 확인
- 세부 효과 수치는 2025년 연말 공개 예정
알테오젠이 수혜주로 꼽히는 이유
이번 소식이 나왔을 때 제가 가장 먼저 찾아본 종목이 알테오젠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임상에서 병용된 키트루다, 그리고 알테오젠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알테오젠은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여기서 제형 변경이란, 같은 약물을 투여 방식만 바꾸는 기술을 말합니다. 머크는 키트루다를 기존 IV(정맥주사) 방식에서 SC(피하주사)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알테오젠의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SC 제형이란 주사를 혈관이 아닌 피부 아래 지방층에 놓는 방식으로, 투약 시간이 짧고 병원 방문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머크의 목표는 미국 시장 출시 2년 내에 키트루다 처방의 30~40%를 SC 제형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알테오젠 입장에서는 키트루다가 많이 팔릴수록 단계별 마일스톤 수익을 받고, 마일스톤이 소진되면 이후 로열티 수익으로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키트루다 사용이 늘어나는 모든 호재가 곧 알테오젠의 수익과 연결되는 셈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공시 참고).
인티스메란과 키트루다 병용 요법이 시장에 안착하면, 키트루다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논리로 알테오젠이 간접 수혜주로 주목받는 건데, 저는 이 연결고리가 억지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용화 시점이 빨라도 2027년 말 이후인 만큼, 지금 당장의 주가 반응과 실제 실적 개선 사이에는 시간 간격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ST팜을 포함한 국내 mRNA 기업들
제 생각에 이런 테마가 터지면 관련주로 묶인 기업들을 묻지마 식으로 사는 분들이 꼭 생깁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조금 냉정하게 짚고 싶었습니다.
국내에 자체 mRNA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는 ST팜,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아이진 등이 거론됩니다. 이 중 ST팜은 mRNA 핵심 원료 및 CDMO(위탁개발생산) 플랫폼 기술을 글로벌 수준에서 인정받아 미국 백신 개발사 바나젠(Vaxagen)과 CDMO 계약을 맺었습니다. 버나젠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와 특정 바이러스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인 회사로, 해당 백신에 ST팜의 mRNA 관련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CDMO란 의약품의 개발부터 생산까지를 외부 기업이 대신 맡아주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제약사의 제조 공장을 대신해주는 역할인데, mRNA 분야에서 이 기술을 글로벌 계약으로 연결시킨 국내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모더나의 임상 성공이 국내 mRNA 기업 전체의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닙니다. 이 점은 저도 분명히 선을 긋고 싶습니다. 기술력의 수준, 적용 분야, 파이프라인의 완성도가 기업마다 다르기 때문에, 테마주로 묶여 함께 오른다고 해서 실질 가치가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각 기업 공시를 들여다본 결과,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와 계약 실적에서 기업 간 격차가 꽤 크다는 걸 느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인티스메란은 언제 실제로 쓸 수 있게 되나요?
A. 모더나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는 임상 데이터 발표와 FDA 허가 절차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됐을 경우의 시나리오입니다. 세부 임상 데이터는 2025년 연말 공개 예정이고, 이후 허가 심사 기간을 감안하면 실제 환자 접근 가능 시점은 2027년 말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알테오젠이 이번 임상과 직접 관계가 있는 건가요?
A. 직접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티스메란 임상에 키트루다가 병용됐고, 알테오젠은 키트루다의 SC(피하주사) 제형 전환에 기술을 제공한 회사입니다. 키트루다 사용량이 늘어나면 알테오젠의 마일스톤·로열티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간접 수혜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Q. 개인 맞춤형 암치료제는 비용이 엄청 비싸지 않나요?
A. 맞습니다. 개인 맞춤형 치료제는 환자별로 종양 유전체를 분석하고 개별 제작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 방식보다 비용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용화 이후 보험 적용 범위와 제조 원가 절감 속도가 접근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ST팜 말고 다른 국내 mRNA 기업은 어떻게 보나요?
A.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아이진도 mRNA 기술 보유 기업으로 거론되지만, 각 기업의 파이프라인 임상 단계와 글로벌 계약 실적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테마로 묶여 주가가 함께 움직인다고 해서 실질 가치가 동일하지는 않으므로, 각 기업의 공시와 임상 현황을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이번 인티스메란 임상 3상 통과를 두고 "암 정복의 시작"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더 신중하게 보고 싶습니다. 세부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효과의 크기를 단정하기는 이르고, 상용화까지도 최소 2년 이상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mRNA 기술이 감염병을 넘어 암이라는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효과를 보였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히 의미 있는 전환점입니다.
국내 수혜주를 따져본다면, 알테오젠처럼 키트루다와 직접 연결된 수익 구조를 가진 기업과, ST팜처럼 글로벌 CDMO 계약 실적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개별 검토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테마에 올라탄 종목 전체를 같은 시선으로 보는 건 제 경험상 늘 위험했습니다. 공개될 임상 세부 데이터를 확인한 뒤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