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약 129억 달러, 우리 돈으로 17조 5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엔비디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입니다. 저는 이 소식을 접했을 때 허깅페이스가 뭔지 잘 몰랐습니다. AI를 매일 쓰면서도 정작 그 AI들이 어디서 흘러나오는지는 한 번도 따져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알고 보니 그 창고가 바로 허깅페이스였고, 엔비디아는 그 창고 자체를 통째로 사겠다고 나선 겁니다. AI 창고 허깅페이스 허깅페이스가 처음부터 AI 플랫폼을 목표로 창업된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좀 놀라웠습니다. 2016년 프랑스 출신 창업자 세 명이 뉴욕에서 시작했을 때의 정체는 10대용 수다 챗봇 앱이었습니다. 앱은 흥행에 실패했지만, 이들은 그 과정에서 만든 자연어 처리 기술을 ..
뉴스에서 "운전대도 페달도 없는 택시가 미국 도로를 달린다"는 말을 들으니 너무 흥분됩니다. 그러나 테슬라 사이버캡이 실제 서비스를 시작했고, 그 사이 한국 도로는 미국과 중국 기업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술은 우리가 만들었는데 판은 남이 깔고있는 구조, 이게 지금 한국 자율주행의 현실입니다. 무인택시, 운전대도 페달도 없다 제가 테슬라가 공개한 사이버캡 튜토리얼 영상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텅 빈 운전석이었습니다.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차에 다가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립니다. 승객의 스마트폰을 차량이 직접 감지하는 방식입니다. 벨트를 채우면 문이 닫히고 출발하는데, 운전석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운전대도, 페달도요.기존 로보택시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말이 되나 싶었습니다. 월급을 받자마자 전액을 코인으로 바꾼다는 얘기였으니까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투기가 아니라 생존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페소화를 그냥 들고 있으면 자산이 녹아내리는 구조라,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보통예금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메시의 나라, 탱고의 나라로만 알고 있었던 제 인식이 완전히 바뀐 계기였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게 된 사정일반적으로 코인을 쓴다고 하면 투자나 투기 목적을 먼저 떠올리는데, 아르헨티나는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제가 이 나라의 페소 환율 추이를 찾아봤을 때 숫자가 너무 커서 처음엔 단위 착오인 줄 알았습니다. 2018년에 달러당 20페소이던 환율이 2026년 현재 1,400페소를 넘어섰습니다. 6년 사이에 70배 이상 폭락한 ..
코인을 그냥 들고만 있어도 손해라는 말,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원화 거래소 4곳의 실제 집계를 보니 이용자 122만 명이 4조 7000억 원을 위임하고 월평균 100억 원 넘는 보상을 받아가고 있더군요. 스테이킹이 그냥 유행어가 아니라는 걸 그때서야 실감했습니다. 스테이킹의 보상 메커니즘코인을 맡기면 이자가 붙는다고 알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구조를 들여다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스테이킹은 은행 예금과 작동 원리 자체가 다릅니다. 은행은 고객의 돈을 대출해 남긴 예대마진으로 이자를 줍니다. 그러나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같은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방식의 블록체인은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 여기서 PoS란 채..
9월 15일부터 미국 유학생 체류 기간이 최대 4년으로 제한됩니다. 50년간 이어온 관행이 하루아침에 뒤집히는 소식을 접하니 어안이 벙벙합니다. 석박사 과정은 물론이고 의대·약대처럼 6년이 기본인 전공들까지 한꺼번에 발이 묶이게 생겼습니다. 미국의 두뇌들도 대거 미국을 떠나고 있다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비자 4년 제한 지금까지 미국의 F1 비자(유학생 비자)와 J1 비자(연구원 비자)는 학위 과정이 끝날 때까지 신분이 유지되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서 F1 비자란 미국 공인 교육기관에서 풀타임으로 수학하는 외국인 학생에게 발급되는 체류 자격을 말합니다. 1970년대부터 이어온 이 원칙 덕분에 이론상 무제한 연장이 가능했고, 학생들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트럼프 행정부는 이 ..
얼마 전 해외 사이트 하나에 가입하려다가 캡차(CAPTCHA) 퍼즐을 세 번 연속 틀렸습니다. 분명히 사람인데, 사람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은 셈이었죠. 황당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이 상황 자체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사람이라는 걸 왜 이렇게 매번 증명해야 하는 걸까. 그 질문이 저를 DID, 즉 탈중앙화 신원 증명이라는 개념으로 이끌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건 단순한 기술 용어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디지털 세상의 근본적인 구조 문제를 건드리는 이야기였습니다. 탈중앙화 신원이란 무엇인가DID는 Decentralized Identifier의 약자입니다. 여기서 '탈중앙화(Decentralized)'란 특정 기업이나 정부 기관의 서버가 아닌, 개인 스스로가 자신의 신원 정보를 보관하..